하루는 24시간이고 그렇게 7번이 지나면 일주일이 됩니다. 그리고 한 주가 서른 한 번이 모여서 한 달을 이루고, 열 두 달이 채워지면 일 년이 됩니다. 이렇게 여러 숫자가 정확하게 모이고 반복이 되면 시간은 흘러갑니다. 그런데 흘러가는 시간을 잡아서 되돌릴 수 있다면, 우리가 시간을 마음대로 조종하고 바꿔놓을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지난 2009년에 개봉한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보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이 영화는 제목 그대로 앞으로 전진하며 흘러가는 시간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습니다. 인간의 탄생에서 죽음으로 이르는 일생의 순환을 반대로 되돌려가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독특한 소재로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받은 작품 중에 하나입니다.
 영화의 주인공인 벤자민 버튼은 80세의 외모를 가지고 이 세상에 태어납니다. 그렇게 저주받은 외모로 부모의 손에 버려진 벤자민 버튼은 보통 사람들과 다른 인생을 살아갑니다.

다른 사람들이 늙어서 죽어갈 때, 그는 점점 어려지고 젊음을 얻게 됩니다. 그러던 중에 6살 소녀 데이지와 운명 같은 만남으로 사랑을 느끼게 됩니다. 비록 벤자민 버튼의 겉모습은 늙었지만 마음만은 6살 소녀와 다름없이 순수했습니다. 그렇게 벤자민 버튼은 젊음을 찾게 되고, 데이지는 성숙한 여인이 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서로의 시간이 절정에 이르는 ‘스윗 스팟(sweet spot)’에 이르게 됐습니다.

영화 속의 두 주인공은 세상 어느 누구도 부럽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순간을 보냅니다.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벤자민 버튼이 보통의 사람들과 다름없는 인생을 살았습니다. 그렇지만 그 순간도 잠시, 벤자민 버튼과 데이지는 서로 반대의 일생을 지나게 됩니다. 점점 어려지는 벤자민 버튼과 나이가 들어 젊음을 잃어가는 데이지는 행복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짧았던 그들의 달콤했던 순간은 사라져버리고 말았습니다. 결국 그 순간은 붙잡을 수 없는 시간과 함께 흘러가버린 것입니다.

여러분들께도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스윗 스팟’이 있으셨을 겁니다. 그리고 지나간 그 시간들이 아쉬워서 되돌아가고 싶고, 시간을 거꾸로 돌리고 싶으셨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매일 규칙적으로 흘러가는 시간은 거꾸로 뒤집어도 흘러갑니다. 그리고 그 순간은 또 지나가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시간에 떠밀리거나 쫓겨 살아가기 보다는 시간을 만들고 가꿀 줄 알아야 합니다. 이미 그 순간은 지나버렸는데, 저 멀리 떠나버린 시간을 바라보며 후회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후회하기 전에, 제대로 사는 것입니다. 가능하면 애초에 후회할 일을 만들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혹시 후회할 일을 만들었다면, 빨리 대처하고 털어버려서 과거로 인해 사로잡히지 않는 것입니다. 최근에 마음이 아픈 분을 만났습니다. 얼마 전 아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그 모든 것이 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분이었습니다. 어릴 때 있었던 작은 사건부터 최근에 대화했던 작은 것까지도 더 해주지 못한 것에 가슴 아파하며, 자책하는 분이었습니다.

문제는 그 자책이 심해져서, 남은 가족들에게까지 피해를 주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살아있는 사람과 함께 새로운 미래를 만들면 어떻겠냐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지나간 것은 빨리 털어내야 합니다. 다시 젊어질 수 없기에, 남은 시간을 잘 보내기 위해서, 빨리 털어내야 합니다. 혹시 나를 붙잡는 과거가 있습니까? 더 후회하기 전에 털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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