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꿈의교회 담임목사>

유럽 대륙의 축구 잔치라고 불리는 유로 2024가 개막했습니다. 24개 나라의 축구대표팀이 우승이라는 목표를 놓고 한 달간 치열하게 경쟁하게 됩니다. 이번 대회에서 과연 어떤 나라가 우승을 차지할지,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습니다. 무적함대 스페인, 빗장수비 이탈리아, 아트사커 프랑스, 전차군단 독일 등 많은 후보가 있지만 전문가들이 뽑은 우승 후보는 따로 있습니다. 그동안 유로에서 한 번도 우승한 적이 없는 ‘잉글랜드’입니다.

그동안 잉글랜드는 매번 우승 후보로 거론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자국에서 열린 1966년 월드컵 우승을 마지막으로 계속해서 무관에 그치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과거에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일했던 한 직원의 말에 따르면 선수들 사이에 벽이 있었다고 말합니다. 나라를 위해 뛰는 자리인 만큼, 한 마음으로 단합해서 우승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이루어야 하는데, 도대체 어떤 벽이 있었던 걸까요?

잉글랜드 대표팀은 대부분 자국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리그에서 상대팀으로 만나는 선수들과 한 팀을 이루어야 하는데, 라이벌 감정이 워낙 깊다 보니 문제가 생긴다는 겁니다. 리그에서 라이벌팀의 선수와 연습경기 때 몸싸움하고, 같이 식사도 하지 않는 등, ‘한 팀이 되지 못했다’라는 겁니다. 결국 한 팀이 되지 못한 슈퍼스타들은 오합지졸의 경기력으로, 사람들에게 비난받습니다.

반대의 케이스도 있습니다. 2018년 월드컵 준우승, 2022년 월드컵 4강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켰던 ‘크로아티아’가 그 주인공입니다. 사실 크로아티아의 선수 명단을 보면 슈퍼스타라고 불릴만한 선수들이 많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크로아티아팀이 어떻게 슈퍼스타들이 즐비한 나라들을 차례로 격파하며 좋은 성적을 거두었을까요? 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원 팀’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뛰어난 슈퍼스타는 없지만, 서로가 서로의 단점을 메워주기 위해 노력하고, 장점은 살려주기 위해 자신을 헌신하는 스포츠 정신이 크로아티아가 좋은 성적을 거두게 만든 원동력이 되었다는 것이죠.

성경을 보면 예수님께서 열두 명의 제자들에게 원하셨던 모습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개인의 뛰어난 직업이나, 특출한 장점이 부각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팀이 되어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영향력을 주는 것을 원하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원하셨던 이 모습은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요즘 회사들의 채용공고를 보면, 이전과는 달리 좋은 학벌이나 다양한 자격증을 가진 사람에 관심을 가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공동체에 소속되어 일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에 관심을 가지고 그것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죠.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공동체가 성장하고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는 슈퍼스타와 같은 인재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원 팀”을 이루어 나갈 수 있는 사람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아닐까요?

우리는 누구나 슈퍼스타가 되길 꿈꿉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모두가 협력하는 크로아티아 축구대표팀과 같은 “원 팀”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속한 가정, 일터, 그 외의 여러 모임이 건전한 생각 안에서 한 마음, 한 팀이 되어 아름답게 살기를 기대합니다.

안산신문  ansansm.co.kr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