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꿈의교회 담임목사>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없는 평가를 받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학업 성적이나 입시로, 성인이 된 후에는 취업과 직장에서의 인사 평가 등으로, 사회가 요구하는 기준에 맞추어 살아가야 한다는 압박을 받습니다. 이 과정에서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거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때, 우리는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게 됩니다.
  이렇게 평가에 익숙해질수록, 우리는 점점 더 까다롭고 엄격한 평가자를 만나게 됩니다. 그 사람은 누구일까요? 바로 자기 자신입니다. 시험에서 원하는 성적을 얻지 못했을 때, 중요한 발표에서 실수했을 때, 혹은 직장에서 상사의 지적을 받았을 때, 우리 안에서 자책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너는 역시 안 돼", "네가 그렇지 뭐"라는 목소리가 우리를 괴롭힙니다. 이 내면의 목소리는 우리의 가장 취약한 부분을 가차 없이 찌르며, 수치심과 불안감을 일으켜 무너뜨립니다. 그로 인해 우리로 하여금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도전하지 못하고, 스스로에게 과도하게 엄격해집니다.
  때로는 이렇게 스스로 비판하는 것이 더 나은 사람이 되게 하는 동기가 됩니다. 부족한 점을 보완하며 자신을 발전시키기 위해 스스로 채찍질하게 도와줍니다. 하지만 이러한 자기비판이 지나치면, 오히려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자책하는 목소리로 인해 성취를 통해서만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으려 하고, 그 결과 진정한 기쁨을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인정받고자 또 다른 과제를 찾으며 쉬지 않고 달려가게 됩니다. 설령 그런 성취를 이루더라도 내면의 목소리는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불안감과 공허함을 느끼게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 내면을 괴롭히는 이 자책의 목소리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요? 먼저 내 자신에게 들려오는 자책의 목소리가 거리를 두어야 합니다. 부정적으로 들여오는 내면의 목소리를 무시하거나 누르기보다 그것을 '너' 혹은 '그 또는 그녀'와 같은 제3자의 시점에서 바라보는 게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실수해서 모든 게 엉망이 되었어."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가 그렇게 큰 실수를 한 걸까? 정말 모든 게 엉망이 된 걸까?"라는 식으로 거리를 두어 보는 것이죠. 이렇게 시각을 전환하면, 우리가 얼마나 상황을 과장하고 있었는지, 그로 인해 불필요한 두려움과 불안을 키웠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자신을 이분법적으로 평가하는 생각에서 벗어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흔히 자신을 '성공한 나'와 '실패한 나', 또는 '좋은 나'와 '나쁜 나'로 이분화하여 평가합니다. 그 평가에 따라 자신을 포기하여 진짜 실패한 사람처럼 부정적으로 모습으로 살아가거나 반대로 성공을 위해 완벽한 사람이 되기 위해 자신에게 매섭게 채찍을 가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자아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좋고 나쁨, 훌륭함과 부족함 사이 어딘가에 있으면서,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나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할 뿐입니다. 그런 점에서 실패나 실수는 성장 과정 중 자연스러운 부분입니다. 그러므로 그것을 나의 능력이나 나의 원래 모습으로 규정짓지 않아야 합니다.
  여러분, 우리 모두 다 완벽하지 않은 존재입니다. 그런 중에도 수고한 내 자신을 향해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면 어떨까요? "너 참 잘했다. 수고했어."라고 스스로에게 말을 건네보는 것이죠. 비록 완벽하지 않더라도, 어제보다 조금 더 성장하신 여러분, 그것만으로도 오늘 하루 수고하셨습니다.

안산신문  ansansm.co.kr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