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올해부터 2010년까지 3단계로 나눠 호수공원은 물론 주요 하천변과 가로변 녹지, 근린공원 등에 대규모로 라일락을 심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놓고 있다.
공단에서 뿜어져 나오는 악취로 인해 시민들이 생활과 생존에 적지않은 피해를 입고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향기나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이같은 계획에 일면 긍정적인 요소도 있다.
하지만 이같은 일련의 정책추진 과정이 시민들의 동의와 자율적인 참여속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인지는 되짚어봐야 한다.
호수공원에 조성된 ‘라일락 동산’에 라일락을 심을 참가자를 모집하는 과정이 ‘자율적’이라는 명목하에 다분히 ‘타율적’이고 ‘강제적’인 분위기도 적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시가 앞세워 끌고가는 사업이다보니 ‘비용’에 따른 부담이 있더라도 ‘협조’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뒷말들이 그 것이다.
특히 라일락 심기운동을 범 시민적 운동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이를 의무화하는 쪽으로 관련 조례까지 바꾸려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건물 신축시 일정 규모 이상의 라일락 식재를 의무화하겠다는 것인데 이에대해 시민들이 동의를 보낼지는 의문이다. 시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권력남용이자 독단적 행정의 표본이라는 거친 말을 쏟아내며 시민사회단체들이 즉각 관련 조례개정 계획을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나선 것도 이같은 의문에 대한 문제제기의 연장선이다.
시민이 편안하고 행복해 하는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선 응당 정책을 결정하기 전에 시민들의 여론에 먼저 귀를 기울여야 한다. 좋은 말만 들으려 하기 보다는 정책과 연관된 열린 공론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범시민 라일락 심기운동을 둘러싼 논란은 시가 자초한 측면이 없지 않다. 정책을 추진하면서 공청회나 전문가 토론회 등과 같은 공론화 작업이 너무 미흡했기에 그렇다. 진지한 고민과 열린 행정만이 시민의 만족도와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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