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교회 김학중(46) 담임목사에게는 이름 뒤에 항상 ‘기적’이란 단어가 따라붙는다. 대학에서 화공학을 전공한 그가 성직자의 길을 걷는 것이나, 개척교회를 시작한지 십 수년만에 등록교인수 1만7000여 명의 대형교회로 ‘대부흥의 역사’를 일으킨 것이 그렇다.
그는 요즘 또다른 ‘기적’을 위해 기도중이다. 우리사회와 교회 사이에 언제부터인가 비틀어진 신뢰를 다시 곧추 세우고, 모든 이에게 희망을 주는 교회 본연의 가치를 회복시키는 것에 ‘십자가’를 지려 한다. 지난 16일 안산시 기독교연합회 회장에 새로 취임한 김 목사에게서 성직자로서 걸어온 삶과 한국 교회의 나아갈 길을 들어봤다.
◆ 젊은 생각과 역동적 실천으로 불신의 벽 허물어
△ 안산시 기독교연합회장에 취임한 김학중 꿈의교회 담임목사. 김 목사는 갈등과 분열로 반목하는 우리사회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 무너신 신뢰를 다시 회복하는 것을 꼽는다. 성직자로서 요즘 그가 가장 자주하는 기도의 주제이기도 하다.
그는 젊다. 갓 40대 중반인 나이 때문만은 아니다. 머릿속에 지닌 생각과 몸으로 부딪치는 행동이 젊고 역동적이다. 담임목사로 있는 ‘꿈의 교회’의 문을 교인 뿐만 아니라 교회를 다니지 않는 비교인에게도 항상 열어두고 있다. 교회는 누구나 쉽고 편하게 찾는 ‘사랑방’ 같은 곳이 되어야 한다는 믿음에서 예배 공간을 운동시설로 개방했다. 꿈의 교회는 신성한 예배의 공간이자 교인과 비교인이 서로 어울려 배드민턴, 탁구, 수영 등 다양한 운동을 함께 즐기는 어울림의 공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지금의 꿈의 교회라는 이름을 얻기 전에는 레포츠교회로 이름을 붙였다. 종교시설에 무슨 레포츠시설이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었지만, 교회의 기능과 가치에 대한 이런 젊은 생각과 역동적인 실천은 교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를 불렀다.
‘레포츠교회’라는 단어는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을 갖춘 교회”라는 뜻 풀이로 국립국어원 신어(新語) 자료집에 새로 생겨난 말(신조어)로 수록됐다. 교회는 단지 교인 만을 위한 닫힌 공간이 아니라, 모두에게 개방된 열린 공간이라는 그의 신념이 잔잔한 물결처럼 퍼져나간 결과다.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면서 마음의 벽도 조금씩 허물어졌다. 교회를 다니지 않는 ‘불신자’가 더 좋아하는 교회로 불리는 게 자연스러울 정도다.
◆ 개척교회 십 수년 만에 교인수 1만 7000명 ‘대부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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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어디라도 잠시 기대어 쉬고 싶어하는 모든이의 욕구를 반영해야 한다”는 게 그의 변함없는 신념이다. 그래서 그가 꿈꾸는 것은 ‘다니는 교회’가 아니라 ‘머물고 싶은 교회’다. 성전의 외관적 아름다움 못지않게 내부 구조의 실용성을 애써 강조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격식 보다는 이용하기 편리하게 시설을 꾸며야 머물면서 쉬고 싶은 교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꿈의 교회엔 예배가 없는 날에도 발길이 북적인다. 운동를 즐기거나 문화센터에 편하게 ‘놀러 온’ 사람들이다.
교회의 성질을 거리낌 없이 열어놓은 이런 개방성과 실용성이야 말로 신앙을 알리고 전도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 ‘소통’의 고리가 생기자 교회에 대한 신뢰감이 쌓였다. 1993년 개척교회를 시작할 때 아내와 아들, 단 두명이던 교인이 등록된 교인수만 1만7000여 명에 이르는 대형교회로 한국 기독교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대부흥의 기적을 이뤄낸 건 다름아닌 ‘소통의 역사’였다.
◆ 종교적 차이 넘어 다른 종단과도 활발히 교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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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이 안되면 ‘고통’만이 남죠. 종교계는 물론이고 정치권이나 노동계나 모두 소통의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입니다. 서로를 향해 눈과 귀를 막고서는 절대 소통할 수 없습니다.”
최근 그의 깊은 고민은 ‘어떻게 하면 우리사회가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까’ 답을 찾는 것에 닿아있다. 무너진 신뢰감을 다시 쌓아야 사회 전반에 퍼진 대립과 갈등의 골을 메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때문이다. 한국 기독교계를 바라보는 시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비록 100년의 짧은 역사이지만, 자기 자신만 배불리기 위해 벽을 쌓다보니 교파의 분열만 키웠다는 비판에 거침이 없다.
안산을 대표하는 기독교 목회자로서, 먼저 소통의 물꼬를 틀 생각이다. 불교, 천주교, 원불교 지도자들과 정기적으로 만나 종교의 차이를 넘어 서로 소통하고 지역발전을 위해 손을 맞잡고 있다. 성직자로서, 지금 하프타임(halftime)에 서 있다고 말하는 그는, 남은 삶을 어떻게 살 것인지도 깊이 고민하며 기도하고 있다.
“제 스스로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안산에서 종교 지도자의 위치에 올랐습니다. 신앙을 전파하고 선교하는 일에 전반전을 뛰었다면 후반전은 정신적으로나 영적으로 좋은 가이드가 되고 모든 이에게 꿈을 주는 성직자가 되고 싶습니다. 그런 삶을 살게 해달라고 늘 기도하며 지혜를 구하고 있습니다.” 수려한 외모도, 막힘이 없는 언변도, 자신의 삶과 사회의 나아갈 길을 고민하는 성찰의 깊이에는 비길 바가 아니다.
김학중 목사는
강형민 기자 khm@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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