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민 안산경실련 사무국장

안산시는 공공성을 고려한 개발을 통하여 공유재산 활용도를 높이는 것으로 37블럭 개발사업의 목적을 내세웠고 ‘명품주거단지 조성’이라는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고잔동 37블럭이 안산관내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는 점을 보았을때 도시계획적인 측면, 공공개발의 측면, 재정의 측면, 주택시장에 대한 전망 등 다각도의 평가를 통한 신중한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는 논란이 계속 제기되어왔습니다.

시민단체들은 안산시 소유의 땅이 많이 없는데다 주택시장의 전망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주거지개발을 서둘러야 하는지, 또한 37블럭 개발사업의 비전을 ‘도심 내 고층 명품주거단지’로 설정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 문제제기를 해왔습니다.

이번 37블럭 개발사업은 안산도시공사가 안산관내에서 최초로 진행하는 주거지개발입니다. 안산도시공사는 안산시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공기업인만큼 안산도시공사가 추진하는 개발사업은 민간기업이 추진하는 것과는 질적으로 달라야 하며 그것은 바로 ‘공공성’을 어떻게 최대한 확보할 것인가에 달려있습니다. 주거지개발에서의 공공성은 여러 가지 측면이 있을 수 있습니다. 주택분양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민간기업의 목적과 방식이라면 공공개발은 주거지개발의 결과와 혜택이 얼마만큼 시민들에게 환원될 수 있는지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주거지개발구역 내 혹은 외의 부지에 최대한 임대주택을 확보하여 무주택자들의 주거문제 해결방안 제시, 시민들에게 필요한 공공시설 설립 계획 제시, 개발이익금 공공투자 및 사회적환원방안 제시, 친환경에너지정책의 반영 등이 그것입니다. 안산시와 안산도시공사가 37블럭개발사업의 타당성을 가지려면 이러한 계획들이 우선 제시되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안산시는 지금 당장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지금 당장 해야하는지 의문인 주거지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안산도시공사는 공공성 확보의 계획은 일단 사업을 추진하고 나서 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거꾸로 말하면 지금 현금을 확보하여 무엇에 사용할 것이 계획이 제시된 것도 없고 주거지개발을 통한 혜택이 누구에게 돌아갈지 비전도 제시하지 않은 상황에서 우선 개발사업부터 해보자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시 소유의 땅은 후손세대들이 꼭 필요한 용도가 있을 때 사용할 수 있도록 남겨두는 것도 필요합니다. 지금 비어있다고 하여 지금 당장 필요한지 논란이 되는 개발사업을 서둘러 추진하는 것은 구시대적 발상입니다.

또한 공공성 전무한 계획, 고층아파트에 대한 안전, 건강, 에너지낭비 등 각종 문제점 부각, 수도권 주택분양시장의 불투명한 전망 등 다각도의 측면에서 37블럭 개발사업이 과연 안산시민들에게 어떤 희망과 혜택을 줄 수 있는지 지금이라도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합니다.

김경민 안산경실련 사무국장  webmaster@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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