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원 동화작가 (안산화랑초등학교 교장)

특히 가위바위보를 할 때이다. 꼭 삼세번을 한다. 우리말에 ‘삼세번’이란 말이 있다. 더도 덜도 없이 꼭 세 번이란 뜻이다. 그래서 ‘삼세번에 득한다’라는 말도 많이 쓰여 왔다.

우여곡절 끝에 우리의 희망인 나로호가 우주강국의 꿈을 안고 다시 힘찬 날갯짓을 하게 되었다. 이번이 3차 발사이다. 삼세번에 득한다 하였으니 이번에야말로 우주강국의 꿈을 안고 힘차게 비상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기 그지없다.

우리의 삶 속에는 ‘삼(三)’이란 숫자가 깊숙하게 자리 잡고 있다. 삼이란 숫자를 유난히 좋아하고 있다. 음양사상에서는 삼을 한 사이클로 잡고 일의 완결점으로 보고 있다.

큰 행사를 마칠 즈음엔 꼭 ‘만세(萬歲)’를 세 번 부른다. 만년(萬年)의 참으로 긴 세월, 오래오래 살아 번영한다는 뜻인데 그 만세를 세 번은 외쳐야 직성이 풀린다.

무슨 일을 결정하는 데도 삼세번이다. 승부를 겨루는데도 3회로 결판을 낸다. 술자리에서 건배를 하는데도 꼭 세 번 후렴으로 위하여를 외치곤 한다.

어디 이뿐이랴. 삼세번은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사회규범, 정치문화에도 많이 적용되고 있다. 아이들이 잘못을 저질렀을 경우 어른들은 “두 번까지는 용서를 했지만, 세 번째는 용서 못해!”라며 나무랄 정도이다.

법원에서 판사가 선고할 때나 법정의 일정을 바꾸거나 휴정을 할 때, 꼭 3번의 방망이를 두들긴다. 국회에서 의사 진행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속담엔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라는 말도 있다. 음양사상에서 비롯된 삼이란 숫자는 어느새 우리들의 삶 속에 삼세번의 문화로까지 자리 잡게 되었다.

나로호의 3차 발사를 연기토록 한 부품인 ‘어댑터 블록’의 국내 이송이 러시아로부터 이송 완료됨에 따라 나로호 발사가 본격 진행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항공우주연구원은 나로호 3차 발사 관련 기술협의회를 19일 개최한 결과, 이달 29일 발사 추진이 기술적으로 적합하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나로호는 과학기술위성2호를 지구 저궤도에 올려놓는 임무를 수행할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이다. 2009년 8월 25일, 발사에는 성공하였으나 목표궤도 진입에 실패하고 말았다.

2010년 6월 10일, 2차 발사를 시도하였으나 비행 중 폭발로 온 국민의 마음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2012년 10월 26일, 3차 발사가 예정되었으나 일부 결함 문제가 발견되었다.

발사 당일 헬륨가스 주입 중, 1단 로켓과 발사대 사이 가스 누출로 인한 접촉부위의 사고가 발생한 것이었다. 연기해야만 했다. 그러나 이제 그 날이 다가왔다.

우리나라 온 국민의 꿈과 희망을 담아 우주로 뻗어나갈 나로호. 우리 기술이 들어간 로켓으로 우리 땅에서 처음으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린다는 상징성까지 담고 있다.

나로호 발사에는 러시아의 기술력을 받아서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나라와 러시아 정부가 체결한 ‘우주기술보호협정’을 보면 액체연료저장을 위한 상세설계기술, 발사체의 핵심기술, 발사체와 발사대를 연결하는 기술, 발사대 운용기술 등을 이전하게 되어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기술 이전을 보류하고 있으며, 사실상 기술 이전은 불가능해 보인다.

하루 속히 우리 힘으로, 우리 기술로 만든 위성을 쏘아 올리길 간절히 바란다. 이번 발사가 성공하면, 우리나라의 세계 10번째 우주클럽 가입을 대외에 공포하게 된다. 아울러 우리의 과학기술력을 세계에 알리고, 우주 강국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된다.

비록 나로호는 우주 선진국보다 30~40년 늦게 시작했지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줄 수 있는 만큼 이번만큼은 우주공간으로 위풍당당하게 비상해야 할 것이다.

우주발사체기술 보유국을 향한 우리 과학자들의 열정과 집념의 결정체가 바로 나로호이기 때문이다.

나로호뿐만 아니라, 그날 우리 국민들의 꿈도 우주까지 훨훨 날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현실이 아무리 고달프고 힘들어도, 아름답고 풍요로운 미래는 반드시 온다는 확신을 동시에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동안 고생한 우리 우주 과학자들에게 뜨거운 성원을 보낸다. 우주로 향한 우리의 꿈이 중단되지 않고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 그래서 우리의 위성으로 머나먼 별까지 갈 그 날을 그려본다.

류근원 동화작가 (안산화랑초등학교 교장)  kwroo54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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