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원 동화작가 (안산화랑초등학교 교장)

가정의 화목, 취업, 대입, 건강 등 바라는 모든 것들이 모두 이루어졌으면 한다.

2013 계사년이 활짝 열렸다. 춥다, 동장군은 참을 수 있지만 정치인들이 보여주는 한파는 정말 참기 힘들다.

새해 예산안을 한 해 넘겨 결정한 사람들, 1955년 이후 57년 만에 처음 있는 진기록으로 아마 금메달로 오판하고 있나보다. 국회의원의 세비 삭감, 정수 축소, 겸직 금지 등 기대했던 내용은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연금관련 예산안만 일사천리 통과됐다.

국민을 볼모로 삼아 그렇게 죽기 살기로 싸우던 국회의원들이 연금만은 만장일치로 통과시켜 욕이란 욕은 다 얻어먹고 있다.

하루만 국회의원을 해도 죽을 때까지 연금을 타먹는다고? 참으로 철면피하기 그지없다.

낯 두껍기론 단연 세계 금메달감이다. 대선 전에는 그렇게 국회의원 특권까지 내려놓겠다하여 이번엔 정말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다.

말짱 제도루묵이였다. 그리고 많은 국회의원들은 보부도 당당하게 외유를 떠났다. 더 웃기는 것은 그들 중 일부가 몰래 귀국을 했다. 기억 너머 아스라한 시조 한 구절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겉 희고 속 검은 이는 너뿐인가 하노라’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국민들을 참 춥게 만드는 사람들이다.

올해는 계사년, 뱀의 해이다.

뱀은 그 생김새로 인해 사람들에게 징그러움과 두려움의 대상이다. 성서의 에덴동산 사건으로 뱀은 간계, 교활, 유혹, 저주의 상징이 되었다.

불경의 법화경에도 ‘뱀은 꽃나무 뿌리 밑에 숨어서 사람을 미혹시킨다’하여 유혹과 애욕의 상징으로 그려지고 있다.

그렇다고 뱀에 대한 인상은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구렁이가 오랜 세월 지나면 용이 된다고 믿거나, 집을 지켜주는 수호신이라고 믿어 신앙의 대상으로 삼기도 했다.

많은 알을 낳아 풍요와 다산을 상징하기도 한다. 또한 뱀은 성장할 때 허물을 벗기에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존재로 믿기까지 했다. 자신의 허물을 벗는 것을 보고 사람들은 스스로 구각을 벗어 던지고, 새 삶을 시작하는 지혜를 배우기까지 했다.

지난해 우리는 총선과 대선을 치렀다. 총선은 예상을 뒤엎고 여당이 과반수의 의석을 차지했고, 대선에서도 박빙의 승부였지만 여당후보가 총투표자 과반의 지지표를 얻어 당선됐다. 선거의 승패와 후유증을 뒤로 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진지하게 성찰할 때이다. 지혜를 모을 때이다.

그래서 2013년 계사년은 새로운 5년의 출발선상에 있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희망의 출발선에서 뒤 돌아보지 말고, 미래를 향해 함께 손잡고 달려야 한다.

선거 결과에서 나타났듯, 지금 우리 사회는 세대간 이념과 보수와 진보의 가치가 극명하게 나뉘어져 있다. 물과 기름 격이다. 이렇게 분열된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엮어내지 않고선 한 치 앞으로도 전진할 수 없다.

우리 사회의 오랜 분열과 갈등, 선거 때마다 도지는 망국적인 지연과 혈연을 새 정부에서는 완전하게 치유를 해야 한다. 이번만은 암처럼 도사리고 있는 망국적 고질병을 분명히 도려내야 할 것이다.

치열한 논쟁을 이어가더라도 참을성 있게 대화와 협상을 이어가는 자세, 야당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최대한 포용하려는 여당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런 모습이 대통합으로 가는 출발이다. 그래서 다음 대선 때에는 그야말로 온 나라가 축제 분위기 속에 선거를 치러야한다.

파고가 점점 높아지는 주변국들에게도 냉정하게 이성적으로 외교 정책을 펼쳐 나아가야 한다.

지난 연말,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북한 김정은의 다음 카드는 제3차 핵실험일 가능성을 점치는 전문가들이 많다.

일본에서는 극우정권이 등장해 동북아시아의 긴장을 여느 때보다 더 고조시킬 것이다. 아시아로의 이동을 내세운 미국과 이 지역 패권을 노리는 중국 사이의 대결, 역시 만만치 않은 힘으로 우리의 어깨를 짓눌러 댈 것이다.

그러나 주변국 정세가 아무리 거칠고 힘들더라도 국민 모두가 혼연일체가 된다면 극복 못할 이유가 없다.

박 당선인은 ‘중산층 70%의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세대를 아우르는 대통합과 소외계층을 보듬는 복지정책, 그리고 공정사회를 지향하는 정치 쇄신과 경제민주화의 실천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대탕평 인사로 국민통합의 첫발을 내디뎌야 한다.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

올 한 해, 뱀이 상징하는 재물과 풍요가 우리의 삶터인 안산에 가득 흐르길 소망한다.

류근원 동화작가 (안산화랑초등학교 교장)  kwroo54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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