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원동화작가 (안산덕성초등학교 교장)

국가보훈처는 올해 호국보훈의 달 슬로건을 ‘어제의 희생! 행복한 대한민국으로 보답하겠습니다’로 제정, 여느 해보다 다양한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오늘의 풍요로움 속에 사는 우리는 나라가 바람 앞에 등잔불 같은 위기에 처했을 때, 몸 바친 순국선열들이 있었기에 우리가 존재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지나고 나면 가슴 가득 아쉬움뿐이다.

조기 게양을 하지 않은 집이 더 많은 현충일의 모습과 6·25 전쟁을 완료형 시각으로 보는 정치인들을 보면 6월의 하늘 보기가 부끄러워진다.

영화 제작 자금이 부족, 십시일반 모아지고 있는 후원금으로 ‘NLL 연평해전’을 제작하는 영화인들의 모습을 보면 기쁨보다는 몇 백배 더 큰 아픔이 가슴을 후려치곤 한다.

2002년 6월 29일, 북한경비정이 연평도 인근의 북방한계선을 침범, 우리 해군과의 교전이 25분 동안 지속되었다.

이 교전으로 윤영하 대위를 포함하여 6명이 전사, 19명이 부상당했다. 대한민국의 피 끓는 아름다운 청춘들이었다. 그 때 우리는 월드컵 축구 ‘대~한민국, 짝짝짝짝짝’ 응원에 묻혀 눈과 귀가 정상이 아니었다. 그 날, 우리는 모두 죄인이었다.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은 월드컵 결승전 관람을 위해 일본으로 떠났다. 7월 1일, 우리 해군 전사자 6명의 영결식엔 대통령도, 국무총리와 국방장관도 그날과 연루된 고위직은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역사는 이들과 우리에게 준엄한 심판을 내려야 한다.

우리에게 진정 6월은 무엇인가?

서울신문이 입시전문업체인 진학사와 함께 전국의 고등학생 5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3년 청소년 역사 인식’ 결과를 보면 황당하기 그지없다. 자료에 따르면 응답자의 69%(349명)가 한국전쟁을 ‘북침’이라고 답했다.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현재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6종 모두 한국전쟁의 발발 형태를 ‘남침’으로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학생들은 북침과 남침이라는 용어의 의미를 헷갈리거나 전쟁의 발발 원인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헷갈리는 용어의 의미 탓으로 돌리면 그래도 손톱만큼의 위안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아닐 때에는 우리나라 역사교육의 맹점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대통령은 ‘교육 현장에서 진실을 왜곡하거나 역사를 왜곡하는 것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 ‘학생들의 약 70%가 6?25를 북침이라고 한다는 것은 교육이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코 묵과할 수 없는 문제이다.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 정부에서는 그 원인을 제대로 분석, 교육현장의 문제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점검해 보고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신속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평화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켜지는 것이다.

이제 곧 6·25 정전 60주년을 맞이하게 된다. 정전협정체제는 결코 평화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깊이 인식하고, 이 땅을 지키기 위해 흘린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피와 땀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보여주기 겉치레 행사보다는 순국선열과 국가 유공자의 업적을 기리고 받드는 것이야 말로 국가의 중요한 책무임을 인식하고 국가 유공자와 보훈가족을 더욱 소중하게 보살펴야 한다.

아울러 이산가족 상봉과 6?25 전사자의 유해 발굴사업도 더욱 활발하게 추진해야 한다. 나라를 위해 희생된 분들은 국가가 끝까지 책임을 지는 국가무한책임의 의지를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

6월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조국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소중한 달이다. 북한의 무모한 도발을 억제하고, 도발 시에는 강력 응징한다는 국민들의 의지를 결집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북한의 말에 귀 솔깃했던 과거의 치기 어린 몸짓은 이제 과감하게 털어버려야 한다.

우리 삶터인 안산에서 뜻 깊은 콘서트가 열렸다. 6월 25일 오후 3시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달맞이극장에서 호국·통일 콘서트가 열렸다. 대한민국 학사장교 안산지회가 주최한 콘서트였다.

많은 것을 느끼게 한 콘서트였다. 노래 한 곡 한 곡이 지금까지도 메아리로 가슴에 흐르듯, 우리에게 6?25는 아물지 않는 상처, 현재 진행형이다.

류근원동화작가 (안산덕성초등학교 교장)  kwroo54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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