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 <꿈의교회 담임목사>

 얼마 전, 다음 일정을 위하여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통장을 하나 새로 만들었습니다. 은행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서너 단계의 과정을 거치니까, 계좌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은행에 직접 방문하여 번호표를 뽑아 대기하고, 창구에 가서 직원과 상담하며 통장을 만들던 시대는 끝난 것 같습니다. 은행 업무 마감시간을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은행에 가기 위하여 세수를 하고 옷을 갖춰 입지 않아도 됩니다. 내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자유롭게 일처리를 할 수 있는 확 바뀐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이처럼 사람과 사람이 만나 서로 얼굴을 보지 않아도 모든 것이 가능한 일들의 범위가 점차 넓어지고 있습니다. 이것을 '언택트 서비스’(untact service)라고 부른다. 접촉을 뜻하는 콘택트(contact)에 부정이나 반대를 뜻하는 언(un)을 붙인 신조어입니다. 요즘 세대들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일처리 하는 것에 불편을 느낍니다. SNS로 소통하는 게 더 익숙하다 보니 얼마든지 쉽고 빠르게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들을 선호하고 매력을 느낍니다.
  그러다 보니까 점점 많은 사람들이 무엇이든지 혼자 하는 편이 낫다고 말합니다. 나 홀로 뷔페에 들어가서 밥을 먹는 ‘혼밥족’, 언제든 편한 시간에 혼자 영화 보러 가는 ‘혼영족’도 더 이상 낯선 광경이 아닙니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불필요한 감정소모와 경제적인 지출 대신 혼자서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편을 택합니다.
  이런 심리나 트렌드를 이용하여 서비스업계 및 유통업계는 직원과 마주치지 않아도 물건을 소비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점차 확장시키고 있습니다. 배달 음식을 주문할 때는 ‘배달업’을 이용하여 메뉴 선정부터 결제까지 한 번에 이루어집니다. 전화기 너머로 집 주소나 메뉴 이름을 반복해서 확인할 필요가 없습니다. 패스트푸드점이나 대형 마트, 또는 공항에 가 보면 무인단말기로 모든 일처리를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무인 단말기에는 상품정보까지 실려 있어서 따로 종업원을 호출하지 않아도 내가 비교해보고 고를 수 있습니다.
  이제는 비(非)대면을 원하지 않아도 비대면에 익숙해져야만 하는 흐름 속에 있습니다. 어린 청소년이나 젊은 대학생들만 언택트 서비스를 선호할거라고 생각하지만, 이제는 40대의 고객층도 꽤 많은 편이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낯설고 어색할지 몰라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새로운 흐름에 점차 익숙해지고 적응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게 과연 좋은 것일까요? 저는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현상이나 흐름이 우려됩니다. 아무리 게임이 현실과 비슷하고 가상현실이 생동감이 있더라도, 실제로 느껴지는 사람의 손길을 100% 대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인형이 좋아도 사람의 체온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외롭고 답답하고 어디 하소연하고 싶을 때, 결국 우리는 결국 사람에게 연락하곤 합니다.
  이를 보여주는 것이, 언젠가부터 동물을 넘어 가족이 된 반려동물 열풍이라고 생각합니다. 왜 반려동물을 찾을까요? 사람과 비슷한 감정, 사람과 비슷한 체온을 통해서, 서로 만나야 느낄 수 있는 것을 알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편리하다고 다 좋은 게 아닙니다. 때로는 만나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오늘 한번, 밖에 나와 보면 어떨까요? 이웃들과 이야기해보면 어떨까요? 직접 느끼면서 줄 수 있는 아름다움이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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