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스럽게도 우리 민족의식이 후안무치厚顔無恥하지 않으니 민족 구성원 모두가 한결같이 희생자들의 용서를 구해오지 않았는가, 미국이 의아해 할 정도로 우리는 대통령부터 모든 국민이 사건에 대한 도덕적 책임감과 재미교포 사회에서의 고립과 갈등을 예견하며 걱정했는지 모른다.
그것은 공동체를 중시하는 한국 문화의 독특한 정서이다. 개인주의를 추구하는 서구 문화와 현격한 차이가 있으니 미국이 한국인들의 적극적인 사죄 반응을 놓고 의아해 하며 주객이 전도된 듯한 해프닝을 보여준 것이다.
우리 교민들은 집단 죄책감을 갖는 문화에서 살았던 한국인이다. 많은 재미 교포들은 범인이 한국인으로 밝혀지자 너나할 것 없이 한국청년이 저지른 엄청난 범죄에 대하여 사회적 수치를 감내했으며 책임과 사과를 전적으로 “우리”에게 돌렸다.
그러나 미국은 나름대로 자국의 실책을 인정했다. 미국의 교육이 사각지대의 고립된 청년을 발견하지 못했음을 아쉬워했다. 그는 범인이기 이전에 마땅히 치료 받았어야 할 미국의 대학생이었다는 것이다.
미국의 선대善對에 안도를 하면서도 왠지 뒤가 켕기는 것은 그래도 심중에 남아있는 백의민족의 선량함 때문 일지도 모른다. 아무튼 고맙고 감사할 일이다.
5월은 감사하는 달이다. 어린이날이 있어 티 없이 해맑은 미소로 건강하게 자라나는 아이들을 주신 것에 대한 감사이며, 오늘날 나를 있게 해준 자랑스러운 어버이를 향한 감사하는 일이며, 더욱 교육의 현장에서 묵묵히 제자들을 양육해 내시는 선생님들에 대한 마땅한 감사가 있는 5월이다. 그래서 5월은 희망의 계절이며 감사의 계절이다. 그래서 여왕의 계절이라 불린 것일 것이다.
“감사”는 신뢰의 표시이다. 믿음 안에 감사는 넉넉하게 오갈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가 걸어온 길을 생각해 보자. 어떻게 해서 내가 오늘 현재 이 자리에 서있는지, 감사해야 할 사람이 많을수록 좋다. 자신을 위해 아낌없이 사랑을 베풀어준 사람을 바쁘단 핑계로 잊거나 도외시한 채 살아오진 않았는지 깊이 생각해보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 불현듯 이 나이에, 지금 와 생각하니 “그 때, 그 어렵던 시절, 그 분이 아니었더라면?” 오늘날 내가 이 자리에 서있을 수 있었을까? 우리는 작은 것에서부터 감사의 조건을 찾아야 한다. 아주 생소하고 작은 일에서 감사할 일이 발견되는 것이다.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은 성공한다.
이것이 사회학이며 삶의 미학이다. 오늘의 성공과 부와 명예가 오로지 내 탓으로만 규정한다면 그것은 아집과 독선이며 신뢰의 실종이다. 그런 사람은 참 인생의 패배자이다. 일을 당했을 때 누구 한 사람 찾아오는 이 없어 외로움과 고독의 분노를 씹을 수밖에 없다. 신뢰하는 사회일수록 감사는 생활의 기본이다. 많은 돈을 들여 푸짐한 선물을 장만해서 보란 듯이 감사에 답하는 것은 형식에 지나지 않는다. 진정한 감사는 마음의 정성을 상대방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흔한 문자 메시지로 감사의 마음을 표할 수도 있다. 어디든 감사하지 않은 것이 없다.
모든 것이 다 감사한 일들이다. 길 떠나는 나그네에게 물 한 모금 대접하는 일도 감사한 일이며 내가 오늘도 세상에 남아 무엇인가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 또한 감사할 따름인 것이다. 라일락 향기 흩날리는 신록의 5월, 모두를 감사하는 마음으로 맞이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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