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원<동화작가>

국민은 이제 국회의원들에게 민생과 경제 회복 등을 바라지 않는다. 하는 일이라는 게 철부지보다 못한 짓만 하고 있으니 국민은 피로감만 누적될 뿐, 돌아보지도 않는다.
민주당이 현 정부 들어 그동안 공직자 5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 시켰다. 거대 야당인데 무슨 짓인들 못 하겠느냐만 탄핵을 남발하고 있다. 탄핵은 공직자를 파면시키는 무서운 카드이다.
5명 가운데 헌법재판소에서 가결된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또 현 국방부 장관에 대한 탄핵안을 꺼내 들었다. 이들은 전생에 무슨 원한이 깊어 탄핵, 탄핵, 오로지 탄핵뿐일까?
대북 전단으로 인한 북한 김여정의 발언 후 나온 여당과 야당의 티격태격 말싸움은 그야말로 가관이었다. 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은 ‘국방부 장관이 대북 전단을 방치해 남북관계를 위험에 빠뜨렸다.’라며 탄핵을 예고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박충권 의원은 ‘김여정의 탄핵 하명 및 북한의 2중대 심지어 간첩.’까지 들먹이는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 그러니 OECD에서조차 우리나라 국회 신뢰도를 30개 나라 중 28위 성적표를 주었을까? 뼈아픈 지적이고 부끄럽고 창피스럽다.
탄핵소추안이 통과되면 사퇴가 불가능한 상태로 직무가 정지되어버린다. 국방부 장관은 안보 책임자이다. 하루라도 비워둘 수 없는 자리이다. 연일 러시아로 파병된 북한군의 동태가 뉴스의 첫머리로 나오곤 한다. 우크라이나군의 스톰섀도 미사일 공격으로 북한군 500여 명이 사망했다는 뉴스도 나오고 있는 현실이다. 러시아가 3차대전까지 꺼내 들 정도로 국제정세는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을 정도이다. 게다가 중동의 화약고도 연일 터지고 있다.
이 와중에 경악스러운 보도가 나왔다. 경북 성주군의 주한미군 사드 미사일 교체와 관련한 한미 군사작전을 중국 측과 시민단체에 유출한 정황을 감사원이 포착, 지난달 대검찰청에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수사 의뢰 대상은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 정경두 전 국방부 장관 등 4명으로, 감사원은 이들에게 군사기밀보호법 위반과 직권 남용 혐의를 적용했다고 한다. 감사원은 이들이 사드의 한국 정식 배치를 늦추기 위해 2급 비밀에 해당하는 한미 군사작전을 시민단체에 유출한 것으로 파악했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를 늦추기 위해 전 정권이 한 일은 그야말로 계획적이었다.
환경영향평가 협의회 구성 지연, 전자파 측정 결과에 대한 공개 기피, 관련 문서 파기 등의 방법으로 사드 기지 정상 운용을 지연시켰다는 것이 감사 청구의 주요 내용이다. 성주 참외까지 전자파가 득실거린다며 탬버린 흔들면서 노래하던 국회의원들인데 무슨 짓인들 못하랴마는 정말 한심한 인간들이다.
게다가 5년 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가 보관하던 580억 원 규모의 가상화폐가 탈취된 사건이 북한소행으로 드러났다. 피해 규모는 당시 시세로 580억 원, 현재 기준으로는 1조 4700억 원 상당이라고 한다. 이게 정말 제대로 된 나라였는지 한심스럽다. 북한의 가상화폐 해킹으로 파산된 회사가 한둘이 아니다. 북한의 우리나라 가상화폐 해킹은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이다. 적극적으로 방어를 해도 어려운 상황이다.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
이런 데도 여당과 야당은 따로국밥이다. 국민의힘은 과연 민심을 수습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자못 의심스럽다. 당원 게시판의 대통령 부부 비판 글 논란에 휩싸여 허우적거리고만 있다.
거대 야당은 더욱 한심하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 따지고 보면 이 대표에 관한 일은 본인 개인적인 일이다. 이런 일을 정당이 호위무사가 되어 보호막을 치고 있으니 민생을 생각할 겨를도 없는 게 당연하다.
1심 선고 후 민주당은 살인 사법부라고 맹비난하며 거리로 뛰쳐나갔다. 네 번째 주말 서울 도심 집회에서 박찬대 원내대표는 “사법부 역사에 두고두고 오점으로 남을 최악의 판결.”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의 상징인 파란 옷까지 그들은 입지 않고 나왔다.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이다.
국회가 국회의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국민을 외면한 그들만의 리그를 벌인다면, 죽기 아니면 살기 식으로 정쟁만 일삼으면 국민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국민이 그들을 탄핵해야 마땅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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