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거리풍경은 예년과 달리 스산하기만 하다. 이맘때쯤이면 늘상 귓가를 울리던 캐롤송도, 흥청거리던 사람들의 발길도, 이젠 듣기도 찾기도 힘들다. 오랜 경기침체가 몸과 마음을 꽁꽁 얼어붙게 만든 탓이다.
그렇지만 ‘12월’은 지나온 한해를 되돌아보고 다시금 새 희망을 설계해보는 소중한 시간이다. 그리고 나보다 어려운 이웃을 살피고 가진 것을 서로 나누는 마음이 그리운 시간이기도 하다. 세밑이 되면 가난한 이들과 빈곤문제를 나누자는 목소리가 ‘버릇’처럼 쏟아지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그마저 사라진 것 같아 안타깝다. 오는 19일 치러지는 대통령선거에 온 나라와 민심이 쏠려있는 탓도 있겠지만, 말없이 소문없이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이어졌던 온정들이 뚝 끊겼다는 우울한 보도가 2007년 세밑을 더욱 우울하게 하고 있다.
세상살기가 참 어렵다고들 한다. 얇아진 것은 우리의 주머니 사정만은 아닐 것이다. 나눌 줄 아는 인심도, 주위를 살피는 여유로움도 얇아지긴 마찬가지다.하지만 경제가 어렵다고 해서, 주머니 사정이 우울하다고 해서, 자랑스러운 우리의 ‘나눔문화’마저 꽁꽁 얼어붙게 해서는 안될 일이다.
나눔은 마음에 달렸다. 굳이 현자의 말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경제적 여유가 있어도 마음이 가난하면 나눔도 가난한 법이다. 떠들썩한 송년모임이나, 연예인 초청에 수천만원씩 돈을 쏟아가며 벌이는 ‘겉치레’ 불우이웃돕기 행사 보다는, 작은 것일지라도 서로 여유를 쪼개어 나누는 2007년 세밑이 되길 기대한다.
‘나눔’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다. 남에게 으스대기 위한 생색내기는 더욱 아니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랑의 김장김치를 담그고 작은 것이라도 나누려는 순수한 마음들이야 말로 각박하고 얼어붙은 세상을 녹이는 ‘온도계’다.
거창하진 않아도 자그마한 나눔이라도 실천하며 살고 있는지 자신에게 되물어봐야 할 때다. 건강한 나눔실천이 따뜻한 겨울,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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