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도 무슨 범죄가 발생하면 수사의 기초적인 방법으로 동일수법의 전과자 리스트를 먼저 점검 합니다.
그만큼 재범의 발생률이 높고 교도소를 다녀와서도 새로 태어나기보다는 오히려 범죄의 유혹을 더 크게 느낀다는 뜻도 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법무부에서는 교도소에서 범죄 기술이나 새로운 범죄 조직의 결성을 막기위해 초범자들을 따로 수용하는 교도소를 늘여 초범자들을 누범자들과 격리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범죄의 유혹에서 손을 씻고 기본적으로 사람이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는 가족과 이웃의 헌신적인 사랑이 가장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몇년 전으로 기억되는 어느해 연말에 법무부 주최로 서울 여의도에서는 ‘전국 갱생보호대회’라는 이색적인 모임이 있었습니다. 교도소를 나온 분들이 새롭게 태어나, 건강한 사회생활로 자리 잡은 사례를 전하면서 미래의 비젼을 제시하며 서로 격려하는 것이 모임의 취지며 목적이었습니다.
그 자리에서는 과일 행상을 하면서 완전이 새 사람이 되어 불우한 이웃을 돕기까지 한 박아무개씨의 체험담이 소개되었습니다. 비록 과일 행상이라 큰 돈을 벌수는 없지만 하루 번 돈을 고스란히 저축하고, 그중에서 조금씩 남은 돈은 이웃에 있는 어려운 사람들에게 연탄도 사주고 쌀도 사주는 박씨는 10여년전 강도상해죄로 교도소에 들어갔다 나온 경험이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가난을 못 이겨 무작정 상경해서 서울 거리를 헤매다가 배고품을 견딜수 없어 강도 행각을 벌이고 10년형을 선고 받았던 것입니다. 그 일이 있었던 것이 1982년의 일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박씨가 교도소에 들어가서 끊임없이 생각하고 다짐했던 것은 출소를 하면 자신을 밀고했던 사람에게 복수를 해야겠다. 그리고 더욱더 교묘한 방법으로 한탕해서 사업자금을 마련해야겠다.
또 교도소 출소 동기들과 완전 범죄를 멋지게 성공시켜 사회에 대해 원천적으로 복수를 해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엉뚱한 복수심과 증오를 불태우고 있을때, 박씨의 고향에서는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아둘을 교도소에 보낸 어머니는 그 아들이 빨리 나오려면 모범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주위 사람들을 통해 알았고, 또 편지를 많이 보내면 석방에 참작이 된다는 사실도 알아냈습니다.
그래서 그 어머니는 오십이 넘은 나이로 1년에 걸쳐 어려운 한글을 배우기 시작했고, 한글을 깨우치기 시작하면서 아들에게 편지를 보내기 시작해 아들이 출소할 때까지 3천3백여 통의 눈물 어린 편지를 하루도 빠짐없이 보냈다고 합니다.
그날 여의도에서 열린 전국 갱생 보호대회에서 아들 박씨는 늙은 어머니가 서툰 글씨로 쓴 3천3백통의 편지를 내보이며, 출소한 동료들과 그 가족들에게 이렇게 호소 했습니다.
“이런 어머니의 정성과 사랑을 배반할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사랑은 신앙과 같은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 신앙과 같은 어머니의 사랑이 왜곡되는 경우도 많고, 부모님의 사랑을 배반하는 자식들 또한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부모와 자식들 모두가 3천3백통 편지의 속뜻을 가슴으로 되새겨 봐야 할 우리 시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 우리나라 어머니의 사랑이 세계에서 최고입니다!” 어머니는 바로 하느님입니다.
/한성디지털대학 연극영화과 교수
박규채 논설위원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