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당선되면 좋은 것 아시죠? 일단 1억 원 넘는 세비로 다음 선거 때까지 해마다 꼬박꼬박 받고, 이외의 유지비는 대부분 국비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의원회관에 사무실 생기고, 비서라고 할 수 있는 보좌진 주고, 보좌진월급 사무실운영비는 모두 국민세금으로 나가고…… 비싼 KTX, 민항기, 선박 무료 사용은 기본입니다. 어디를 가도 귀빈실이 준비~. 당연! 일등석이죠. 자~ 이제 왜 국회의원이 되어야 하는지 아시겠지요?’
실제로 국회의원을 지내 본 경험이 있는 모 후보는 번번이 낙선을 하면서도 이번에 또 출마를 한 이유를 그 매력을 잊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국회의원이 되면 장관급 대우를 받을 수 있고, 4년간 임기가 보장 되고, 총리 이하의 공무원을 꾸짖을 수 있고, 부와 권력과 명예를 함께 누릴 수 있어 건강이 악화 될 때까지 하고 싶은 최고의 직업이라고. 대학에 적을 둔 채 정치판을 기웃거리는 폴리페서(polifessor)들이 학내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총선 유세현장에서 이런 이유 때문에 국회의원이 되려하니 한 표를 부탁한다고 말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그들은 말한다.
서민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서, 나라와 지역에 봉사하기 위해서, 사회 부정과 부패를 척결하기 위해서라고, 전에는 이 말을 믿고 박수를 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시민들은 그런 말에 귀를 기울이려 하지 않는다. 그리고 노골적으로 말한다 자기들 명예 얻으려고 나오는 거 아니냐고.
이렇게 사람들의 미음이 그들에게서 떠난 것은 그동안 보아 온 것들 때문이다. 땅바닥이 더러운 줄 모르고 엎드려 절하며 한 표를 호소하던 그들은 당선되는 즉시 상석을 찾으며 유권자들 앞에 군림하는 것도 보았고, 압력단체, 이익집단 등으로부터 사회의 각종 이해관계에 따라 다양한 기업과 단체들의 로비와 청탁을 받으며 제법 짭짤한 부수입을 창출하는 것도 보았다.
최근 마포 모 초등학교 앞에서 교감이 현직의원에게 건방지다며 폭언을 퍼부은 것만 보아도 그 권세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알 수 있다. 이래저래 인식이 좋지 않은데 새 국회가 구성되면 그들은 또 국회의원 수 늘릴 궁리를 할 것이다.
인구 1억2700만의 일본은 722명이 많다고 38%인 272명을 줄일 계획이라고 한다. 미국은 약 3억 인구에 국회의원은 상·하원을 합쳐 535명이다. 인구 비례로 보아 미국 국회의원보다 우리나라는 3배가량이나 더 많다.
국회의원 1인당 4년 동안 들어가는 돈이 약 88억 원이라고만 봐도 299명의 국회의원 임기 동안에 나가는 인건비는 2조6천300억 원이다. 그러다 보니 ‘혈세 먹는 하마’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국회의원이 사랑을 받지 못하니 수가 너무 많다는 소리도 나오는 것이다. 사랑받는 국회의원이 되려면 어떠해야 할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사랑하고 싶은 국회의원은 이런 사람이다.
1. 국회의원을 신분상승의 기회로 여기기 않고 머슴이 되겠다는 선거 때의 언행을 당선된 후에도 그대로 유지하는 국회의원
2. 문턱을 낮춰 이웃집 아저씨, 아주머니같이 편안한 국회의원
3. 지역 행사장의 상석에 앉았다 인사말만 하고 사라지지는 것이 아니라 말석에도 앉을 줄 알고 끝까지 자리를 지킬 줄도 아는 국회의원.
4. 당리당략을 따라 이리저리 옮겨 다니지 않고 유명실세나 계파 소속임을 홍보하는 것보다 자신의 정책과 비전을 홍보하는 국회의원
5. 하나의 법안을 만들기 위해 발로 뛰는 국회의원
6. 술집보다 독거노인의 집을 더 찾고 골프장보다 도서관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국회의원
7. 뇌물을 좋아 하지 아니하고 국가와 지역사회를 위하여 기도하는 국회의원
안산은 그동안 그런 국회의원들을 뽑아 국회로 보냈던 것 같다. 이번 총선의 선택도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지켜보는 눈은 언제나 따갑다. 보는 눈이 따가울수록 선량들은 더 노력해야 한다. 의정활동도 잘해야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인격관리도 잘해야 한다.
또한 한 표를 던져 국회의원이 되게 해 준 지역 주민들의 애환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싱가포르 국회의원은 의무적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주민면담의 날을 가진다고 한다. 그 날은 약속을 하지 않더라도 주부, 상인, 장애인, 노인, 청년, 어린이들 누구든지 방문할 수 있게 하여 의견을 나누고 그것을 정책에 반영한다는 것이다.
사랑받는 국회의원들이 많은 나라가 행복한 나라다. 제18대 국회의원으로 선출된 299명 모두 사랑받는 국회의원들이 되길 바란다.
/그사랑 교회 목사
최세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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