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공기업의 민영화는 요금의 급속한 상승으로 이어지고, 독과점적인 사업영역으로 인해 수요자인 안산시민들만 그 피해를 떠안게 될 것이라는 건 자명한 일이다. 안산시나 시의회, 시민단체 등이 안산도시개발 민영화 반대에 한 목소리를 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안산도시개발의 민영화 절차가 본격화된 마당에 더 이상 우기고 떼를 쓰는 모습으로는 안산시민이 경영권을 확보하기가 어렵게 됐다. 민영화 정책을 향해 무조건 비판만 늘어놓기 보다는 대안을 마련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는 말이다.
민간업체에 경영권이 넘어간 뒤엔 공급자가 가격을 대폭 올려도 이를 강제적으로 통제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안산시는 민간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해서 경영권을 따내겠다는 입장이지만 계획했던대로 결과를 맺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집단주거지에서 안산시라는 거대 시장을 독과점적 사업영역으로 하는 에너지 공급 사업권에 눈독을 들이는 거대 에너지 기업이 적지 않다는 게 관련업계의 설명이고 보면, 이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다는 안산시의 자신감은 섣부른 자만심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 사업과 관련된 정부 고위관료가 “안산도시개발의 경영권이 어디로 매각될지는 이미 결정된 상황”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안산지역 유력 정치인에게 건넸다는 말까지 들린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경영권을 확보하겠다며 컨소시엄 참여업체 물색에 나서고 있는 안산시는 결국 ‘헛물’만 켜는 꼴이 된다.
상황이 이렇게 급박한대도 지역 정치권은 여야로 갈려 경영권 확보 전략을 짜는데 등을 돌리는 모양새여서 답답하고 안타깝다.
범시민대책위가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자며 제안한 회의마저 이런 엇갈린 태도 때문에 아예 열리지도 못했다고 하니 더욱 그렇다.
앞으로 안산도시개발의 민영화 과정에서 안산시가 경영주체로 나서는데 우위를 선점하고 이를 추진중인 지역난방공사를 압박해 나가려면 지역 정치권이 묘안을 짜는데 머리를 맞대야 한다.
네 탓이니, 내 공이니 하는 아전인수(我田引水)적 자세로는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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