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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경호 상록구청 민원봉사과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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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성과가 만들어 지기까지에는 블루오션 전략의 실행과 소비자들로부터 신뢰 그리고 소속 직원들과의 소통 등 여러 요인이 있었다. 그 중에서 내 눈에 확 들어온 것은 ‘불량 고객은 퇴출시켜라’라는 사항이었다. 불량한 고객들은 다른 고객들을 불편하게 하고 고객 서비스에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회사 분위기를 망치기 때문이다.
상록구청 민원봉사과장으로 근무한 지 이제 1년 2개월이 지난 나에게 시민이 고객인 내 처지에서 ‘불량 고객은 퇴출시켜라’라는 문구는 나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동안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회사는 선량한 고객이던지 불량한 고객이던지 상관없이 무조건 고객에게 고개를 숙이고 친절히 대하라고 교육시키는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공무원 사회도 시민들께 친절하기를 주문하고 있고 이에 수시로 고객만족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오늘은 오전부터 사무실 분위기가 무거웠다. 통합민원창구를 찾아 영업 신고증을 발급받고자 하는 민원인이 정확히 필요한 서류가 무엇인지를 묻는 여성공무원에게 말투가 불순하다며 험상궂은 얼굴로 반말을 하며 난리를 피웠기 때문이다. 그 민원인은 공무원 이름을 적고 나가면서도 그랬다.
이러한 난리는 오후에도 이어졌다. 개발제한구역 내 개발행위 허가를 처리코자 온 민원인은 우리 민원실에서 접수할 사항이 아니니 관련부서를 알아보겠다고 전화통화를 하는 여성공무원의 말을 들어보지도 않고 윽박지르기 시작했다.
어떤 사항인지를 판단하려는 나에게는 “민원실장이 직원교육을 똑바로 시켜라”는 훈계도 이어졌고, 결국 우리부서에서 접수할 민원이 아님을 알고 가면서도 그 민원인은 “내가 내는 세금으로 봉급을 받는… 9급 같은데 감히…” 하면서 사무실을 나갔다. 사무실 분위기는 이내 굳어지고 무거워졌다.
구청의 얼굴이라는 민원봉사과에 근무하다보면 별별 민원인들을 접하게 된다. 직선적이고 성격이 급한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 민원인들의 말을 경청하고 있다. 공무원이라는 신분 때문에 민원인과 똑같이 흥분하고 막말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민원인들이 원하는 것을 제대로 빨리 처리해 드려야 하겠기에 그렇다.
민원인들은 공무원들이 자신의 마음에 쏙 들도록 서류를 빨리 발급하고 처리해 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하루 종일 민원 창구에 앉아서 수많은 민원인들의 요구를 만족시켜 드려야 하는 공무원들은 민원인들의 마음에 늘 쏙 들게 하기는 쉽지 않다. 이러한 모든 것이 때로는 민원인 처지에서는 마땅치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 공무원들도 민원인에게 바람이 있다. 좀 더 너그럽고 느긋한 민원인이 되었으면 좋겠다. 공무원은 내가 내는 세금으로 봉급 받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니 나의 요구를 만족시켜야 한다고 몰아세우기 보다는 공적인 일을 하는 직업인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자판기 커피 단추를 눌러놓고 컵 나오는 곳에 손 넣고 기다리고, 사탕을 와삭 깨물어 먹고, 엘리베이터 늦게 올라온다고 발로 걷어차고, 민원인이 요구하는 서류를 정확하게 발급받을 수 있도록 묻는 공무원에게 언어폭력을 쓰는 사람들에 한마디 하련다.
조금 더 너그럽고 느긋하게 살면 안 돼나요.
최경호 상록구청 민원봉사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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