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금희 시민기자

중국에서 사업조사단이 왔다. 이 조사단은 중국의 꽤 큰 기업을 대표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반월공단에 있는 한 벤처 기업에서 기술특허를 갖고 있는 신형 기계 구매여부를 확인하려고 왔다.

나는 통역으로 나섰다. 벤처 기업 사람들은 중국 조사단에 최고의 예우를 했다. 통역을 하면서 내용을 들어보니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벤처 기업은 중국 시장에서 거의 대박에 가까운 성과를 올릴 수가 있었다.

그래서인지 벤처 기업 사람들은 중국 사람들의 숙소에서부터 식사문제까지 사소한 문제 하나까지도 세심하게 배려했고 최고급 예우를 했다. 중국 조사단도 자기들이 결정하는 사안의 무게를 알고 있었기에 이런 예우에 대해서 당연하게 여기고 있었다.

중국 사람들은 벤처 기업의 현장을 조사하고 기술내용을 듣고 설계도면을 보고 향후 이 사업에 대한 미래에 대해서 진지하게 듣고 토의를 하면서 일정을 마무리 했다. 그날 저녁에는 중국 조사단과 벤처기업 사장단이 함께 저녁 식사 약속을 잡았다. 마지막 날 송별 메뉴에 대해서 중국 사람들은 궁금해 했다.

사장단이 중국 조사단을 데리고 간 곳은 유명한 한우 집이었다. 나는 한국에 와서 그때까지 한우를 먹어본 적이 없었다. 때문에 처음 그 비싸기로 유명한 한우를 먹을 수가 있다는 생각에 내심 너무 기뻤지만 위치가 통역의 업무라 내색하지 않았다.

중국 사람들과 한국 사람들은 양국의 문화에 대해 서로 즐겁게 이야기 하면서 식사들을 하고 헤어졌다. 중국 조사단은 음식 맛에 대해서 직접적인 표현들을 하지 않았다. 별로 좋아하는 내색도 하지 않았다. 이 때문인지 벤처 기업의 사장단은 한우 대접에 대해서 중국 조사단이 어느 정도로 만족해하는지 궁금해 했다.

나는 맛있게 먹었지만 그들에게 말해 주기가 힘들었다. 그들의 성의있는 노력에 비해 중국 조사단은 너무 실망했기 때문이다.

돌아오는 길에 중국 조사단의 반응은 한마디로 이랬다. 아니 마지막 날 기껏 해서 쇠고기를 대접한단 말인가? 중국 조사단은 한우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냥 한국에서 생산된 쇠고기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중국은 쇠고기 값과 돼지고기 값이 똑 같다. 그리고 중국의 보편적인 사회적 분위기는 국산 보다는 외국산을 더 인정해 주고 돼지고기와 쇠고기는 평민들에게도 손님 대접으로는 사용하기에는 가치가 좀 떨어지는 요리이다. 나는 중국 조사단에게 한우의 가치에 대해서 설명해낼 방법이 없었다.

나도 한국에 처음 왔을 때에는 한우의 가치에 대해서 이해할 수가 없어서 그냥 어리둥절했을 뿐이다. 그러다 몇 년을 한국에 살면서야 비로소 한우의 사회적 가치와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어렵게 이해했기 때문에 중국 조사단에게는 그냥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비싸다고 설명할 수밖에 없었다.

벤처기업 사장단은 최고급 한우를 대접했다고 만족스러워했지만 중국 사람들은 쇠고기밖에 먹지 못했다고 실망했고 불만스러워 했다.

한국의 한우는 한국의 깊은 문화와 사회적 분위기에 대해서 깊은 이해가 있는 사람에게만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특이한 요리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잠시 한국에 와본 중국인들에게 한우의 맛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맛이라 하겠다.

최금희 시민기자  webmaster@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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