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규채 논설위원

“사람 뒷통수친다” 하는 말요. 요즘 한 두 시민운동가가 벌린 추태가... 꼭 그 짝이죠? 누가 여대생을 불러다가 성추행을 했고, 또 누구는 뇌물을 받았다는 사실... 이건 뭐 충격 아닙니까?

시민운동 얘기를 좀 해야겠습니다.

누구한테 물어봤습니다.

우리나라에 소위 근대적인 시민운동이란 게 시작된건 채 100년이 못 된다고 그래요.

1920년댄가... 그때 당시 아마 YMCA나 YWCA쪽에서 개봉운동차원으로 시작한게 시민운동의 시초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 후로, 지금까지... 사실 시민운동이 우리 사회에 기여한 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고 많습니다.

건국 후에 불안정한 정치권에... 생산성 없는 사회구조... 그 속에서도 누가 뭐래도 묵묵하게 제 일을 해온 사람들이 바로 시민단체 입니다.

어느새 그 힘도 대단해졌잖아요....

정치, 경제, 환경, 교통.... 어느 분야든 시민단체가 관여하지 않는 곳이 없고요, 또 영향력도 커져서, 정부에 압력행사 같은 걸 통해서 시민편익을 도모하는데 앞장서 왔습니다.

지난번 총선만 해도 그렇죠...

그나마 묵은 정치인들 물러나게끔 한 힘, 결국 국민들의 힘이긴 하지만 시민단체가 앞장서서 고생한건 우리가 인정할 수가 있잖습니까, 봉급을 많이 받습니까, 명예가 크게 주어지길 합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갖은 고생을 다하면서도 좋은 운동을 하고 그게 국민들의 지지를 받으니까 “그 친구들 참 대단한 사람들이다” 하는 칭찬도 하게 되잖습니까.

그렇다면 시민단체의 생명은 지도자와 도덕성과 수순성일 겁니다.

그런데도 사회의 모범이 되어야할 시민운동가가 본분을 저버리고 그런 일을 벌였다니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부분적이나마 대다수 시민운동가들한테 누를 끼치는 거고, 무엇보다 그동안 성원을 보낸 국민들에 대한 배신행위나 크게 다를 바 없지 않겠습니까?

각 지역마다 시민단체가 많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우리 시민들이 좋은 생각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생각을 실천해야 당연한 것입니다.

국민들이 시민단체를 감시하는 겁니다.

돋보기 쓰고 바짝 쳐다봐야만 감시는 아니잖아요, 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고 후원하고 조언하면 그게 감시하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시민운동가라 할지라도 처신을 가볍게 할 수 없게 되겠죠.

그때 비로소 시민단체는 더 건강해지고, 시민운동가도 더 책임감을 느끼게 될 겁니다.

의기소침해 있을지 모를 시민단체, 시민운동가들에게 힘을 좀 불어 넣어주십시오.

박규채 논설위원  webmaster@ansansm.co.kr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