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윤배 안산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사람들이 신세타령하면서 쉽게 떠올리는 ‘제과점이나 해볼까, 식당은 어때?’하는 작은 소망들은 얼마나 가능성이 있을까? 안타깝게도 그쪽도 만만하지가 않다.

그렇게 시작한 자영업자들 3곳 중 1곳은 1년도 못 버티고 문을 닫는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영세사업자 실태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영세 자영업자들은 사업을 시작하고서 3년이 지나면 생존율이 겨우 30~40%밖에 안 된다. 예를 들어, 제과점의 3년 생존율은 31.2%고 평균생존기간은 2.5년으로 나타났다. 제과점 창업자 열명 중 일곱은 멀지 않은 장래에 쓰라린 고통을 겪게 되는 것이다. 함부로 빵집이나 카페를 운운할 상황이 아닌 것이다.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실패하고 있을까? 원인은 비교적 분명하다. 무모하기 때문이다. 막연한 기대를 갖고 세밀한 계산도 없이 첨벙하고 뛰어든다. 카페가 잘된다 하니까 다들 카페에 달려든다. 그러나 상황은 어떤가? 이미 포화상태다. 우리나라의 카페가 9천여개에 불과했던 2010년부터 업계에서는 포화상태가 시작되었다고 했는데, 올해는 15,000개를 돌파하게 된다. 이미 폐업을 준비하는 숫자가 적지 않다.

무모함을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제일 중요한 것은 서두르지 말고 창업 준비기간을 충분히 가지는 것이다. 프랜차이즈 형태의 커피전문점은 투자금액이 적어도 2억원이상 소요된다. 재산의 상당부분을 동원하는 일이다.

그런데도 경험이나 지식 그리고 면밀한 계산도 없이 김칫국부터 마시는 격으로 서두르면 실패라는 수업료를 치르게 된다. 다음으로는, 전문가들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아야 한다.

핸드폰 하나를 구매할 때도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묻고 이모저모 따져보고 사는데 하물며 창업은 말해 무엇하랴.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듯이 적극적으로 경험과 지식이 풍부한 전문가를 찾아 컨설팅 받는 일에 아끼지 말고 투자해야 한다. 주변사람들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능력 있는 기관이나 전문가를 찾아보아야 한다.

정부나 지자체들도 달라져야 한다. 먼저, 창업교육을 확대하고 그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 지금도 중소기업청이나 지자체들에서 창업교육기회를 마련하고 있지만 좀 달라져야 한다. 창업교육은 업종별로 필요한 내용이 다르니 생각하는 업종이 서로 다른 사람들을 모아놓고 교육하는 방식은 일반론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할 수 있다면 구체적 업종을 제시하고 교육 때마다 업종을 달리해가며 해당 업종에 맞는 차별적 내용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정책적으로 관련 통계자료를 개발하고 공급하는 서비스를 강화해야 하겠다. 예를 들어, 어느 동네에서 카페를 하려는 예비 창업자가 원하면 해당 지역에 대한 보다 많은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통계자료와 기타 부수적인 자료들을 수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최소한 그 상권에서 카페가 포화상태인지 아닌지는 쉽게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옛날처럼 막연한 감(感)에 의지해서 창업하고 실패를 거듭하는 일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각 지역에서 창업을 도와줄 수 있는 전문가들을 발굴하거나 양성하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한다. 창업을 교육할 수 있는 대학이나 연구기관 및 컨설팅 업체들과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이들과의 협력을 통해 지역의 창업인프라를 강화하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평균 근속기간은 5.1년에 불과하다. 비교적 근속기간이 길다고 하는 매출액 상위 100대기업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를 보아도 11.6년밖에 안된다. 평생직장의 시대는 지나간 것이다. 직장을 옮기는 일이 보편화 될 뿐 아니라. 창업에 대한 욕구가 점점 늘어나게 될 수 밖에 없는 추세를 읽어내고 적극 대처해야 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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