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규채 논설위원

성희롱으로 국가 망신이 있었는가 하면 가장 규율을 엄하게 지켜야 할 육군 사관학교에서 지금까지 없었던 성희롱 사건으로 사관학교는 물론 전 국민이 놀란 단체, 사업체 등에서 말 못할 부끄러운 일들이 있었다. 대학교에서는 지도교수의 거듭되는 성희롱을 받은 것이 여론화되면서 세상은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우리 사회에서 그동안 묵인돼 온 직장내 성희롱 … 사실 뿌리가 깊다.

그동안 여성들은 직장 생활을 하며 동료나 상사들로부터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말을 들어도 입으로 말하는걸 부끄럽게 여겼다.

또 그 정도는 참고 견디고 감수해야지... 그렇지 직장 생활을 어떻게 하나... 이런 압박이나 강요, 질책을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 사회는 그동안 성적인 모욕도 적당히 받아 넘기길 요구하는 사회적인 관습이 있었다.

이런 사회 관습이 우리 자신을 가해자로 만들고 또 피해자를 만들어 냈다.

그래서 어떻게 됐는가...

딸이나 아내를 직장에 보낼때 전쟁터로 내보내는 것 같은 그런 불안감을 우리 모두가 갖게 됐지 않은가...

기성세대로 갈수록 “뭘 그 정도를 가지고...” 이런 생각하면서 저질러진 성희롱이 돼 있었다. 그런 사람들이 요즘 꽤나 당황하고 있다. 하지만 이게 새삼스럽게 당황할 일인가?

여성들이 우리 사회의 각 분야에 진출해서, 활동하고 있는 가운데 여성의 지위나 역할은 인정하면서도 여성의 성에 대해서 만큼은 한 발자국도 진전되지 못했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 아닐까? 그런 가운데 ‘성희롱’은 가해자보다는 피해자가 더 부끄러워해야 했던 것이다.

어떻게 죄지은 사람은 다리 뻗고 자고 당한 사람은 부끄러워하며 살아야 하는가? 이런 부당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우리 이 문제를 이렇게 풀어보는건 어떨까?

어짜피 남녀는 다르다.

그런데도 함께 어울려 살아야 할수 밖에 없다. 분야에 따라서는 여성인력이 남성인력과 대등한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사회에서 여성들의 역할을 인정하는것이 아니지 않은가? 또 경우에 따라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더 중요한 일을 하는 경우도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적어도 여자는 무시의 대상, 약자의 위치... 이런 고정관념을 서서히 버려가야 할 것이다.

희롱은 사람을 얕보고 깔보고 무시하는데서 비롯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자가 과연 그런 대상인가?

남성 여러분, 우리네 어머니, 아내, 딸... 그들도 모두 여자가 아니던가?

함께 일하는 여성동료를 남으로 보지 말고 자신의 가족으로 볼때 모든 성희롱은 사라지지 않겠는가?

선진국으로 가는 길은 도덕이 기본이다. 도덕중에도 가장 큰 덕목은 성희롱이란 말이 없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우리의 역사와 문화는 동방예의지국이다.

우리 모두 선조의 자랑인 예의와 도덕의 문화를 지키는 자랑스러운 선진 국민이 되자.

박규채 논설위원  webmaster@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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