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30세대에는“5포세대”라는 말이 있다.“5포세대”란 연애, 결혼, 출산, 인간관계, 집을 포기하는 것으로 이것은“7포세대”까지 확대되는데, 꿈과 희망까지도 모두 포기한다는 것이다.

반면 우리의 고령화는 선진국에 비해 진입 시점은 늦었지만 2018년에 고령사회,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고 한다. 이처럼 2030세대는 청년 실업으로 고통받고, 5060세대는 고령화시대를 맞아 노후 불안에 떨고 있다.

이러한 위기감속에 정부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법제화하였고, 내년에는 300인 이상 사업장과 공공기관, 2017년부터는 300인 미만 사업장과 국가·지자체까지 확대 적용되도록 그 시행을 앞두고 있다. 60세 정년이 시행될 경우 퇴직자가 내년에는 5만명, 2017년에는 28만명까지 줄어든다고 하니 그야말로 대단히 환영할만하다.

그런데 정년만 연장시키고 기존 임금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기업은 어떻게 될까? 아마도 결코 버텨낼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기업은 재정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기존의 임금체계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2014년을 기준으로 볼 때, 100인 이상 사업장 중 임금피크제를 실시하는 곳이 16.9%에 불과하다고 하니 당장 내년부터 정년 연장이 강제된다는 측면에서 임금체계 개편은 우리에게 매우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이다.

“임금피크제(salary peak)”란 기업이 근로자의 정년을 연장하거나 정년으로 퇴직한 사람을 재고용하면서 임금을 감액하는 대신 일정기간 동안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로 일자리 나누기(work sharing)의 한 종류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연공급제를 토대로 임금체계를 운영해 왔기 때문에 임금피크제의 도입은 그 동안의 틀을 바꾼다는 점에서 노사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이슈이다.

사실 임금피크제는 알려진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뿐, 이미 오래 전부터 일부 업계에서 시행된 제도이다.
가장 앞선 곳이 은행권인데, 2003년 5월 신용보증기금이 제도를 도입한 이후 지금은 대다수의 은행에 임금피크제가 적용되고 있고, 재계도 유한킴벌리를 선두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다수의 대기업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노동계에서는 임금피크제에 대해 임금을 삭감하는 것이니 근로자에게 불리한 취업규칙에 해당하므로 근로자 과반수나 노조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다며 만일, 강제로 시행할 경우 올 여름 임금·단체교섭과 관련해 총파업을 강행하겠다고 예고하였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임금과 복지가 미흡한 상황에서 근로자의 임금을 삭감할 경우 이직의 가능성이 높다며 다소 비관적인 모습이다.

반면, 정부는 정년 연장의 입법 취지와 이에 따른 기업의 재정부담 등을 고려할 때, 임금피크제 도입 등 임금체계 개편의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기업에 대해서는 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제도가 조기에 정착될 수 있도록 지원책을 적극 강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임금피크제는 근로자의 생애소득을 유지하며 고용을 안정시키는 것으로 아버지와 아들 세대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플러스 섬(plus sum)”이고, 미래세대에 대한 배려이며 자식에 대한 양보이다.

나아가 청년 실업과 정년 연장의 고민을 한꺼번에 해결해 줄 해답으로 우리사회 모두를 위해 사회적 대타협이 절실한 사항이다. 우리는 지금 비정규직과 정규직으로 대변되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과 정년연장, 고용보장 등을 둘러싸고 논쟁이 한창이며, 임금피크제 또한 그 중심에 있다.

노사정은 현재 위치에서 한발씩 물러나 임금피크제와 더불어 청년 고용, 정년 연장, 비정규직 문제 등 각종 현안을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을 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 노사정은 지난 4월 이후 중단된 노사정위원회를 하루 빨리 재가동해야 하며, 진심어린 대화와 타협을 통해 대승적인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이것이 바로 현 시대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책임과 의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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