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안산지청장 '조익환'

연공급은 경력자를 존중하고 장기근속을 통한 안정적 조직 운영과 숙련도를 높이는 긍정적 기능으로 과거부터 주된 임금체계로 활용돼 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것을 현재의 급변하는 경제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바꿔야 한다고 얘기한다.

그렇다면 연공성 임금체계를 개편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연공급은 나이가 들수록 높은 임금을 지급하는 것인데, 급변하는 경제 환경의 변화와 고령화에 따른 정년연장 법제화, 청년실업 문제 등을 고려할 때, 지금과 같은 저성장·고비용 시대에는 더 이상 이러한 긍정적인 기능을 기대하기 어렵다.

어느 정도 연공급 유지는 가능하겠지만 임금이 너무 높은 것은 줄여가야 한다는 것으로 이것이 바로 일정 시기에 근로자의 임금을 줄여나가는 임금피크제이다.

만일, 임금피크제가 수반되지 않은 채 정년만 연장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

임금피크제 없이 정년만 연장된다면 인건비가 급증한 기업은 채용을 줄일 수밖에 없고, 이것은 그대로 청년실업으로 이어질 것이다. 따라서 임금피크제를 통해 장년층 근로자는 조금씩 임금을 양보하고, 기업은 절감된 인건비를 청년 고용에 사용해야 한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금년부터 2020년까지 기업이 정년연장으로 지급할 임금이 107조원인데,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경우 26조원을 줄일 수 있고, 31만명을 고용할 수 있다고 한다. 이것은 2015년 8월 기준 청년 실업자 34만명의 90% 가량을 고용할 수 있는 수치이다.

그렇다면 임금체계를 어떻게 바꾸어야 할까?

그것은 과도한 연공성을 줄이고 직무·성과를 중심으로 개편하는 것이다. 다만, 당장 연공급을 없애는 것은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직무급의 요소를 서서히 반영해 연공성을 줄여나가야 하고, 성과와 보상을 연계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근로자 과반수(또는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어 취업규칙을 변경해야하는데, 사실상 근로자들의 반발이나 기술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어떤 절차를 통해 임금체계를 개편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우선 첫째, 현재의 문제점을 파악해 어떠한 임금체계가 적합한지 개편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다. 미래에 기업이 나가야 할 방향이 우선 고려되어야 하며, 업종과 근로자의 선호나 관행, 근속기간 등도 결정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두 번째로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장단기 추진전략을 수립하고 그에 맞는 개편안을 마련하는 것인데, 특히 개편전·후 임금에 대한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근로자별로 유불리를 면밀하게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세 번째, 근로자(또는 노동조합)와의 협의절차이다. 임금체계 개편은 기업과 근로자에게 매우 중요한 사안으로 근로자의 수용도에 따라 성패가 직결된다는 점에서 근로자에 대한 충분한 설명 등을 통해 제도를 정착시켜 나가야 한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정년 60세가 시행된 만큼 우리 모두 임금체계 개편에 적극 나서야 한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연공성은 꼭 완화되어야 하고, 직무급 도입과 성과급 확대 등 합리적인 방향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해야 한다. ‘임금체계 개편’, 이것은 바로 청년고용 창출을 위한 우리의 필수과제이다.

조익환  mo33mo@iansan.net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