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원 <동화작가>

김홍도는 우리나라 풍속화의 대가이다. 그의 풍속화에는 서민들의 삶이 진하게 우러나오고 있다. 우리 안산의 자랑이자 보물이 김홍도이다. 단원구라는 팻말만 마주쳐도 그의 향기를 맡는다. <씨름>, <서당>, <무동>, <점심>, <벼 타작> 등 하나같이 주옥같은 작품들이다. 그중에서 요즈음엔 <씨름> 풍속화가 가장 눈에 들어온다. 마치 총선거 현장의 압축판을 보는 느낌이다. 씨름 선수가 입후보자들이고 구경꾼들은 국민이다. 구경꾼들의 모습도 자세히 살펴보면 씨름 선수 편과 이 편도 저 편도 아닌 방관자 같은 모습도 보인다. 엿장수가 씨름판의 흥을 돋우고 있다. 마스크를 선물로 주는 사람 정도로 바꾸면 선거판과 딱 들어맞는다.
총선이 점점 가까워오고 있다. 여당과 미래통합당은 ‘국민을 지킵니다’와 ‘바꿔야 산다’를  슬로건으로 적극적으로 표심공략에 나서고 있다. 각 당은 선거라는 씨름판에서 승리하기 위해 온갖 악다구니를 벌이고 있는 모습이다. 선관위에서 선거 위반이라 경고를 해도 꿈쩍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선관위를 대놓고 공격하고 있어 볼썽사납다. 그들이 정한 선거법을 그들이 위반하고 있으니 한심하기 그지없다. 여당과 야당, 도토리 키 재기이다. 총선거 씨름판이 제대로 끝날지 의구심조차 든다. 선거 때만 되면 국민 앞에서는 한없이 양의 탈을 쓰다가도 끝나면 서슴없이 하이에나들이 되고 있다. 지금까지 보아왔던 추악한 모습들이다.
선거는 공약과 사람 됨됨이 위주로 공정하고 정정당당하게 치러져야 한다. 그러나 이번 선거판도 예외 없이 꼼수와 불신, 막말과 가짜뉴스가 판을 치고 있다. 선거판에 나선 후보자들도 자세히 살펴보면 문제투성이다. 현재 피의자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공천 받아 상대편을 향해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 벌써 국회의원이 된 양, 퀴퀴하고 오물투성이의 막말을 쏟아내는 기고만장 입후보자들도 있다. 이번에야 말로 국민을 표로만 보는 저질들에게 인정사정없이 어퍼컷을 날려야 한다. 그동안 감언이설에 속은 분풀이를 화끈하게 갚아주어야 한다. 일어나지 못하도록 흠씬 표로 두들겨 국민이 얼마나 무섭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코로나19도 선거판에 큰 빙산으로 떠올라 걱정이다. 코로나로 인한 투표율이 걱정스럽다. 또한 희한한 선거법 때문에도 투표율이 떨어질까 조심스럽다. 여야의 비례대표 위성정당 때문이다. 작년 말, 미래통합당의 반대를 무시한 채 범여권의 당리당략에 따른 ‘4+1 선거법’ 강행 처리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래통합당은 자기들에게 불리한 선거법 규정을 피하기 위해 ‘비례정당 창당’이란 꼼수를 선택했다. 더불어민주당도 판이 불리해지자 의원 꿔주기와 셀프 제명 등 꼼수 처리로 야당과 똑같은 길을 걷고야 말았다. 이런 모습까지 보며 선거를 치러야 하는 국민들이 불쌍하다. 가증스럽다.
이번 총선에는 35개 정당이 참여 선거전을 벌인다. 정당투표가 실시된 2004년 이후 가장 많은 정당이다. 희한한 정당명에는 실소를 금치 못하기도 한다. 투표용지의 길이가 무려 48.1㎝나 되니 개표기 아닌 수개표로 할 수밖에. 2002년, 선거에 개표기가 등장한 이래 18년 만에 수개표가 다시 살아나는 아이러니에 선거법의 허점을 보는 것 같다. 또한 지역구 국회의원과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따로 뽑아야 하기 때문에 주의하지 않으면 사표가 될 개연성이 많아 보인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종래 방식의 비례대표 선출과는 복잡한 방식이기에 유권자들의 보다 세심하고 현명한 선택이 절대 필요하다. 더욱이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 치러지는 선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바른 주권행사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이번에야말로 국민만 바라보는 참된 일꾼, 유능한 일꾼을 뽑아야 한다. 그 길만이 나라의 발전을 위한 징검돌이기 때문이다. 우리 안산도 마찬가지이다. 지역구 축소라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벗어나 예전대로 4명의 국회의원을 뽑는다. 선거전도 후끈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이번 선거판부터라도 무비판적 지지를 털어버려야 한다. 우리 안산이 가장 깨끗하고 아름다운 선거판으로 우리나라 선거의 모범적인 사례가 되었으면 한다. 4월 15일, 심판의 그날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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