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원<동화작가>

제24회 베이징동계올림픽(2022.02.04.~02.20.)이 종반전으로 치닫고 있다. ‘더 빠르게, 더 높게, 더 힘차게! 그리고 다 함께’가 올림픽의 모토이다. 스포츠를 통한 인간의 완성, 국제평화의 증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림픽은 1896년부터 동·하계 각각 4년에 한 번씩 개최되는 전 세계 최대 규모의 종합 스포츠 축제이다. 선수들은 4년 동안 피눈물 나는 노력으로 올림픽 출전과 메달권 진입을 목표로 한다. 오죽하면 올림픽 금메달은 실력도 실력이지만 ‘신이 허락해야 받을 수 있는 상’이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로 어렵기 그지없다. 신만이 아니라 거기엔 심판의 양심에 따른 판정도 들어간다.
이번 베이징동계올림픽은 개막식부터 우리나라의 원성은 물론 세계인의 공분까지 샀다. 아직도 진행형이다. 개막식에서 한복 입은 조선족 여성이 소수민족 중 하나로 등장하면서 중국의 문화침탈 논란이 거세게 불거졌다. 한국 문화의 원류가 중국이라는 돼먹지 못한 인식을 의도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중국이 세계를 스멀스멀 잠식하는 모습은 세계보건기구에서도 볼 수 있다. 코로나19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병해 ‘우한폐렴’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사무총장이 우한폐렴을 covid-19로 공식 변경했다. 그가 누구인가? 중국의 입김으로 사무총장에 오른 사람이다.
중국의 동북공정과 문화침탈은 2002년부터 시작되었다. 고구려와 발해를 지방정부로 편입했다. 2008년 베이징하계올림픽 식전행사에서는 옌볜 가무단 100여 명이 한복을 입고 아리랑 민요에 장구 치는 모습을 연출했다. 2011년 아리랑을 중국무형문화유산 지정과 함께 김치, 온돌, 윷놀이, 사물놀이 등 종주국 행사인양 연출했다. 2016년 고조선, 부여, 고구려, 발해를 중국사의 나라로 작업을 완료했다. 2017년 시진핑은 한국이 역사적으로 중국의 일부였다라고 지껄였다. 2020년 한복을 중국전통복식으로 소개하며 김치종주국으로까지 홍보를 했다. 기가 막힌 동북공정과 문화침탈의 진수이다.
게다가 이번 올림픽의 쇼트트랙 초판 판정은 기상천외한 판결로 세계의 불만을 샀다. 올림픽이 정권이나 이념의 선전장으로 전락된 사례는 많다. 1936년 나치 하의 베를린 올림픽, 냉전 시기의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과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을 대표적으로 들 수 있다.
지난 7일, 쇼트트랙 남자 1,000ｍ 준결승에서 황대헌과 이준서가 조 1~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실격당했다. 또, 결승전에서 헝가리 선수가 1위로 결승점을 통과했으나, 역시 실격을 당하며 중국 선수가 금메달과 은메달을 거저 줍다시피 했다. 이것으로 끝난 게 아니었다. 쇼트트랙 남자 5,000ｍ 1조에 출전한 중국 선수는 결승선까지 11바퀴를 남기고 캐나다 선수와 스케이트 날이 부딪혀 넘어지면서 최하위로 결승선을 끊었다. 그러나 황당한 판정으로 어드벤스를 얻어 결승행 티켓을 확보했다. 이날 주심은 남자 1,000ｍ 판정 논란을 일으켰던 그 심판이었다.
이 같잖은 판정으로 인해 우리나라 젊은 세대의 반중 정서가 들불처럼 타올랐다. 여야 대선후보들도 표를 의식, 중국 때리기에 경쟁적으로 나섰다. 한 후보는 우리 영해에 불법 침범하는 중국어선은 격침 시켜야 한다고까지 말했다. 중국은 높은 산봉우리 대국이고, 한국은 작은 나라이므로 중국의 포용이 필요하다고까지 역설한 대통령의 연설문이 엊그제 같은데 참 희한한 정부이고 대선후보이다. 게다가 한 국회의원은 낄 때 안 낄 때 구분을 못 하고 멋대로 지껄여 국민의 공분을 샀다. 편파판정 논란의 원인이 삼성이 빙상계와 손을 뗐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런 사람이 국회의원이라니? 차기 정권에서는 국회의원 제도를 반드시 손을 봐야 한다. 정원 수와 급여 등, 무보수에 가까울 정도로 봉사직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어려워도 그러한 초석을 다지는 정권이 되어야 한다.
이번 베이징동계올림픽을 보며 기억 너머 사라졌던 ‘아더메치지징유(아니꼽고 더럽고 메스껍고 치사하고 지저분하고 징그럽고 유치하다)’란 말이 떠오르기까지 했다. 고등학교 시절, 보기 싫은 사람들에게 사용했던 유행어였다. 이번 올림픽을 보면서 정치도구로 전락한 모습을 보며 올림픽은커녕 운동회라고 부르고 싶을 정도이다. 이름하여 베이징 겨울 운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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