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한석<경기테크노파크 전략사업본부장>

높이 날고 멀리 뛰자. 대한민국인은 고구려의 기질이 있다. 고구려인은 만주를 치달렸었다. 호랑이를 잡았고 걸음마를 배우기도 전에 말  등위에 올라 놀았다. 말을 몰면서도 활쏘기를 하면 백발백중 명중되었다. 손재주가 엄청나서 금가공과 도자기를 빚으면 명품을 만들어 내었다.  그 기상은 하늘을 찌르고 땅을 뒤덮었었다.
우리 선조들이 간직한 드높은 민족성은 유구하게 흘러흘러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아직도 면면히 우리의 생활방식에 녹아있고 피속에 흐르고 있다. 그런 장점들은  대한민국을 세계 경제대국 10위권을 만들었다. 그리고 K-문화를 중심으로 한류를 세계 만방에 자랑하게 되었다. 풍류를 즐기고 흥겨운 민족성에 인간미가 넘치는 인류애를 가지고 있다.
이처럼 우리들을 관통하는 역사성은 현재의 우리를 만들고 지탱해주는 에너지로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기운을 저해하고 쇠락시키는 문제점이 현저히 드러나는 때가 가끔 찾아오기도 한다. 요즘도 그런 시기인 것 같아서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우리 사회는 내부의 경쟁과 대립이 도를 넘은 것 같다. 양편으로 갈라져 서로를 반목하기만 한다. 입장과 위치에 따라 다름이 있고 그 차이를 인정해야 하지만 부정적 칼날을 들이미는 형국이다.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서로 나누기 보다는 편취하거나 독점하려고만 한다. 그것은 공부하는 학창시절부터 성공을 위한 경쟁과 학력, 입시대박에 진력하는교육환경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며칠전에 대입 수능이 있었다. 수험생들은 그동안 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해야 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모두 원하는 만큼 결과가 나오길 응원하게 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씁쓸한 심정이 들기도 한다. 우리의 푸릇한 청춘들이 이 사회속에서 성공을 위해 실력을 쌓는 과정으로만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성공이 보장되는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코스로 만들어진 과정에 젊은이들이 매돌되기 때문이다. 이런 제도는 일종의 굴레이면서 억압기제이기도 하다. 경쟁사회의 살아남기 전략인 동시에 기득권 확보를 위한 몸부림인 상황이다. 젊은 층에게 스트레스를 누적시키며 심리적 탈출구를 찾게 만든다. 그런 현상이 외래문화든 놀이문화에 있어 일탈과 과잉현상을 낳기도 한다.
우리 사회의 삶을 지탱하는 요소들이 협력과 상생보다는 대립과 반목이 우선되는 현상이기도 하다. 이대로라면 국운이 쇠락하고 기상이 꺽이는 문제가 드러날 수도 있다. 현재의 우리를 제약하고 움추러들게 만드는 대립과 갈등을 해소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교육같은 근본적 처방이 필요하겠지만 생각의 전환을 통해  차근차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크게 생각하고 멀리 보는 안목을 갖자. 나보다 우리를 앞세우고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보자.  
만주벌판을 호령하던 크고 높은 기상을 발휘하여 큰가슴 큰 마음으로 편견없이 살아가야 한다. 모두를 보듬고 모든 것을 인정하면 좋겠다. 더 나아가 미운 것 까지 사랑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는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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