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경<경영학박사>

  인간은 사회적 동물(Social animals)이다. 신은 인간에게 코이노니아(koinonia)를 형성하려는 사회적 본능(Social instinct)을 주었다. 사람은 홀로 고립되면 살 수 없다. 인간이 함께 뭉쳐서 사회를 만드는 능력은 똑바로 서서 걷는 능력과 마찬가지로 우리 종의 진정한 생물학적 특징이다. 인류가 명석한 두뇌와 근력으로 세상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사회적 능력 때문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겪고 있다. 우리는 항상 연결 되어 있지만 불안함, 두려움, 우울함과 외로움은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 
외로움은 자기 자신을 비참하게 만들고 죽일 수도 있다. 외로움(Loneliness)의 고통도 타이레놀이 필요하다고 한다. 미국의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이 발표한 “외로움과 고립감이라는 유행병”보고서에서 미국인의 절반가량이 외로움을 경험하고 있으며, 외로움은 26~29%의 조기사망 가능성을, 29%의 심장병 위험도, 32%의 위험도를 높인다고 한다. 
고립감은 불안감, 우울증, 치매와 관련이 있고 바이러스 감염이나 호흡기 질환에 더 취약하게 만든다. 금년에 우리나라 통계청에서도 “한국의 안전보고서 2022”를 발표했는데 우리 국민의 우울감 경험율은 11.3%, 사회적 고립도는 34.1%, 자해 및 자살기도 건수는 2020년 기준으로 34,905건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자살은 인구10만명당 24.1명으로 OECD평균의 2배가 넘는 1위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3년도 현재 우리나라의 1인 가구비율은 40%를 넘어섰고, 900만명 이상이 혼자 살고 있음을 의미한다. 고령화로 더불어 우리 사회는 사회적 고립 및 외로움 현상의 정도가 매우 심각함을 보여준다.
  미국의 오클라호마 대학교의 스튜어드 울프(Stwart Wolf) 박사는 오키나와 주민들의 장수의 요인을 밝히기 위해 문화는 다르지만 장수마을로 알려진 미국 펜실베이니아 북동쪽의 로제토라는 마을의 주민들을 조사했다. 그런데 그들의 생활방식은 특별한 것이 없었다. 오히려 건강에 해로운 음식들을 섭취했고 비만했다. 연구원들은 주민들의 삶을 유심히 살펴보았고 그들의 독특한 사회적환경을 알 수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길거리에서 만나면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들은 조부모와 함께 시간을 보냈고, 여러 세대가 모여 식사를 했다. 부자는 부를 과시하지 않았고, 어려운 시기에는 이웃들이 서로를 지지해 주었다. 그들의 공동체에는 뚜렷한 소속감과 신뢰, 평등이 있었다. 1960년대 초 신고된 범죄발생율도 0퍼센트에 가까웠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면서 사람들은 공동체 행사에 참여율도 낮아지고 젊은이들은 대도시로 떠났다. 
30년이 지난 후 로제토의 심장마비사망율은 이웃마을과 비슷해졌다. 이 사례를 로제토 효과라고 불리게 되는데 긍정적인 사회적 유대감이 건강에 중요하다는 증거가 되었다. 오키나와 주민들도 역시 자주 한 곳에 모여 음식을 나누고, 생일이나 기념일을 축하하고, 상호부조에 참여한다. 
오래도록 건강하게 사는 것은 식단이 아니라 함께 식사를 하는 어울림에 있다. 외로움은 혼자 있을 때 느끼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와 교감하지 못한다고 느낄 때 발생한다고 켈리하딩(Kelli Harding)은 말한다.
  미국 시카고 대학의 존 카시오프(John Cacioppo)박사에 의하면 외로움은 질병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전염된다고 말한다. 외로움은 성향과 기질의 문제가 아니라 감기처럼 전염이 된다는 것이다. 외로움은 우리의 인식을 왜곡하고 우리를 잘못 인도하는 유일한 심리적 상처이다. “혼자 보다 둘이 낫다. 두사람이 함께 일할 때에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하나가 넘어지면, 다른 한 사람이 자기의 동무를 일으켜 줄 수 있다. 그러나 혼자 가다가 넘어지면 딱하게도 일으켜 줄 사람이 없다. 
또 둘이 누우면 따듯하지만 혼자라면 어찌 띠뜻하겠는가? 혼자 싸우면 지지만, 둘이 힘을 합하면 적에게 맞설 수 있다. 세 겹줄은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전도서 4:9~11)”. 인간의 사회적 현상을 살피고 심리적 상처를 이해하고 치유하는 것은 인적자원을 다루는 경영학의 핵심이다. 구성원들에게 에너지를 공급하여 일하도록 돕는 것이 경영이다. 
조직이나 공동체에서 개인이 느끼는 외로움과 고립감의 동굴에서 나오도록 도와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 사회는 개별화를 더욱 부추키고 사회적 관계망이 느슨하게 만들고 있다. 외로움의 전염을 막을 수 있는 외로움 백신이 필요하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일반조직, 교회, 학교 등 사회공동체가 소외되고 외로움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이웃이 되는 대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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