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꿈의교회 담임목사>

  요즘 학생들 사이에서 자주 들리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관종’이라는 단어입니다. 이 말은 '관심종자'의 줄임말로, 다른 사람의 관심을 받기 위해 과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비꼬는 표현입니다. 그런데 진짜로 ‘관종’이라 불리는 모든 사람이 진짜로 관심을 받으려고 그런 행동을 시작했을까요? 아니면 어쩌다 보니 주목을 받게 되었을까요? 사람들은 그 구분을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그저 과한 행동을 하면 '관종'이라 부르며 평가합니다.
  그러나 조금 더 들여다보면, 우리 모두는 다른 사람의 인정과 관심을 받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인정받기 위해 무언가를 시작하지 않았더라도, 노력의 결과로 인정받으면 뿌듯한 기분을 느낍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요즘 젊은 부부들을 보면 참 열심히 바쁘게 살아갑니다. 정신없이 아이들을 유치원과 학교에 보내고, 전쟁터 같은 직장에서 온갖 스트레스를 뒤집어쓰고, 지친 몸으로 돌아와 산적한 집안일을 하고 아이들 과제를 봐주고, 주말에는 그들 자신보다는 가족을 위한 나들이나 여행, 집안 문안 인사 등으로 고단하게 살아갑니다.
  그런데 그런 고생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심지어 “한 게 뭐 있어?”라는 말이라도 듣게 된다면, 그동안 쌓인 피로와 고단함이 폭발하기 일보 직전까지 가게 됩니다. 그때 이들의 피로와 고단함을 풀어줄 수 있는 한마디가 있습니다. "정말 수고했어!" 그들을 인정하고 공감하는 이 따뜻한 한마디가 있으면 됩니다.
  현대 정신분석학자 하인츠 코헛은 인간이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는 우리 모두에게 있으며, 이를 무시하는 것은 마치 산소의 필요성을 무시하는 것과 같다.” 코헛은 우리가 받는 인정이 마치 공기처럼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그는 남이지만 마치 자기처럼 자기를 바라봐주고, 경청해주고, 인정해주고, 공감해주는, 이처럼 심리적 기능을 충족시켜 주는 대상을 ‘자기대상’이라고 했습니다.
  코헛은 이러한 '자기대상'이라는 개념을 통해, 사람이 심리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인정과 공감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어릴 때는 부모나 양육자가 이런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성인이 된 후에도 우리는 여전히 이런 대상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감정을 알아주고, 우리의 노력을 인정해주는 존재가 없다면, 우리는 외롭고 공허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많은 분들이 그런 ‘자기대상’을 찾아 여기저기 다니고 있습니다. 어떤 이는 친구를 찾고, 어떤 이는 유튜브를 찾고, 어떤 이는 이성을 찾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외롭고 공허함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바로 그때 우리가 기억해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내가 인정받고 싶은 만큼, 다른 사람도 나의 인정과 공감을 필요하다는 겁니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를 인정하고 공감해주는 ‘자기대상’이 되어야 합니다.
  물론 복잡한 과정이 필요한 게 아닙니다. 따뜻한 말 한마디가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고, 나의 인정이 다른 이의 삶에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오늘 하루 이웃과 가족에게 "고생 많았어", "정말 잘했어" 이 한마디를 건네보면 어떨까요? 내가 받았으면 하는 그 따뜻한 한마디를 다른 사람에게도 건넬 수 있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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