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금년 5월은 매우 바쁘고도 중요한 달이다. 그것은 5월 31일 지방 선거가 있기 때문이다. 이제 각 정당의 공천을 받은 후보들이 제각기 지역발전을 위한 포부와 공약을 유권자들에게 알리기 위해 동분서주 하면서 바쁜 나날을 눈코 뜰 새 없이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안산시는 반월공단의 배후도시로 건설되어 60~90년대에 걸쳐 계속적인 도시의 확충과 인구증가 등으로 시세(市勢)가 확장되어 왔으며 한때는 재정 자립도가 전국 수위권을 달리기도 했었다.
그러나 오늘의 안산시 형편은 어떠한가? 다른 도시에서는 탄력세율을 적용해서 재산세율을 50%나 인하시켜 주민들의 조세 부담률을 덜어 주었는데, 안산시는 오히려 28%(시민단체의 주장)나 세율을 올릴 만큼 재정 형편이 어려워 졌다고 한다.
그럼 왜 이렇게 됐을까? 그것은 안산시가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재정수지(財政收支)를 고려하지 않은 한건주의의 무리한 사업집행에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필자는 앞으로 누가 안산시장으로 당선되든, ‘안산시가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올바른 시정(市政)을 집행해 나가는데 있어 참고와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여러 문제들을 씨리즈로 집필해 제안하고자 한다.
물론 이 문제들은 관점에 따라 다를 수도 있기 때문에 새로 당선된 시장의 판단과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쳐야 할 것임을 첨언하면서 시장의 몸가짐이나 시 공무원들의 단합과 사기앙양. 대민봉사 자세를 비롯한 시민 화합 같은 문제들은 궁극적으로 시장의 리더십에 의해 해결될 수 있다고 사료되어 본란에서는 제외키로 했다.
첫째 : 반월공단의 문제점과 구조조정.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반월공단은 1970년도 말에 국가공단으로 조성되어 우리나라 산업발전에 일익을 담당해 왔을 뿐 아니라 안산시의 발전에도 큰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문제는 반월공단에 입주한 수천 개의 공장 중 완제품을 생산 하는 업체는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이고 거의가 부품을 생산해서 대 기업에 납품하는 대 기업 협력업체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구조상 문제의 심각성은 IMF를 전후해 기아 자동차가 도산 했을 때 우리들 눈앞에 생생하게 나타났다. 그동안 잘 나가던 기아자동차의 협력업체들이 줄줄이 부도를 내고 도산했고, 수많은 근로자들이 직장을 잃는 바람에 소비는 위축됐고, 안산시 서비스업체들도 매출이 격감해서 고통을 겪었고, 파산하는 업체들도 부지기수였던 것을 우리는 아픔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 후 기아 자동차가 회생 하면서 간신히 살아남은 업체들이 협력업체로서의 역할을 해 가고 있지만 그 실상을 들여다보면 불안하기 그지없다. 우선 대기업인 현대 자동차나 기아자동차의 횡포가 심하다.
매년 대기업에 노사분규로 인해 임금 인상이 이루어질 경우 그중 일부를 “원가를 절감 한다”는 명목 하에 협력업체들의 납품가에서 깎는다는 것이다. 이런 일이 매년 반복돼왔고 환율 하락에 따른 손실분 까지 협력업체들에게 전가하게 되자 국제 원자재 값 급등 추세와 맞물려 적자상태로 돌아 서게까지 된 상황에 다다르게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국제적인 추세는 ‘자동차의대명사’로 불려 지던 GM과 포드가 도산상태 직전까지 몰리게 되었고, 전자의 ‘대명사’로 꼽히던 ‘쏘니’가 추락해 버리고 말았다. 이런 판국에 9,000억 달러가 넘는 막강한 자본력과 값싼 노동력으로 무장한 중국이 세계적인 기술을 축적하고 국제 경쟁 무대에 뛰어들려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 자동차 나 기아자동차.
그리고 우리나라의 전자를 비롯한 대기업들이 언제까지 오늘과 같은 호황을 누린다고 장담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 날이 올 때 반월공단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그리고 안산시의 앞날은 어떻게 될 것인가? 상상만 해도
아찔하도록 걱정스럽다. 이제 반월공단이 건설된지 30년이 넘었다. 그동안 시설은 노후 되었고 교체가 시급한 실정이다. 그러나 선뜻 시설 투자를 하는 기업주들은 별로 없다. 기업의 전망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많은 수의 기업들이 중국을 비롯한 외국으로, 또는 국내에서도 다른 시·도로 이전해 나가는 등 많은 문제들을 안고 있는 것이다.
만의 일이라도 반월공단이 위기에 처하게 될 때 안산시가 받을 타격은 상상 할 수조차 없을 것이다. 지금 부터라도 다각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대책으로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면 매년 대일 무역 적자의 원인이 되는 첨단기술의 부품, 소재산업단지로 키운다던지. 또는 중국이 따라 올수 없는 첨단 기술의 완제품 공단으로 육성한다던지 하는 구조조정의 방안을 연구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문제는 안산 시장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중앙정부와의 끝없는 대화, 설득, 그리고 협조들 얻어 내야 할 것이다.
/이재중 논설위원
이재중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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