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달아나는 개는 저에게 귀한 선물을 주었습니다. 여러분께서 보시고 계시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매주 토요일, 일요일밤에 SBS-TV에서 방송되는 ‘연개소문’에 출연할 선물을 주었습니다. 나의 역할은 수나라 양광황제의 이종사촌 이연으로 아들 이세민 등과 함께 폭군 황제 양광을 물리치고 나는 최고의 높은자리 황제가 됩니다. 그러나 나는 아들에게 당해 결국 처참한 꼴로 세상을 떠납니다만… 실로 몇년만인지 기억하기 어려울만큼 오랫만에 드라마 역할(배역)을 받았습니다. 과거에 여러번의 연기상도 받았고 여러분의 사랑과 부러움도 받았습니다.
개띠해, 마지막 가는달에 받은 행운에 감사하며 기대에 보답 하렵니다.
참! “높아질수록 자세를 낯추라”라는 말이 생각나 저의 자세를 낮추려니, 생각나는 좋은 글이 떠오릅니다. ‘내 탓이오’
내탓이오 내탓이오 원망과 불평은 모두가 불행해져요.
나 먼저 참으며 미소하여 주고,
위로와 사랑으로 감싸주어요.
내탓이오 내탓이오
미워함과 대립은 모두가 불행해져요.
나 먼저 양보하며 인정하여 주고
화해와 나눔으로 손 잡아요
내탓이오 내탓이오
이기심과 불신은 모두가 불행해져요.
나 먼저 욕심 버리며 신뢰하여 주고
밝은 마음 바른 삶으로 살아요.
혹시, 혹시 말입니다. “에이 요새 하는 일도 잘 안풀리는 것 같고, 별 미래도 없는 것 같은데 한탕 해, 말어 ” 이런 생각 해보신 적 있으십니까?
솔직히 저는 있습니다. 너나 할 것 없이 고생하던 시절에요…
요즘이야 영화배우다 탤런트다 가수다 하면, 설곳이 좀 많습니까? 광고 한편만 찍어도 수억원이 왔다갔다하는 시절인데요, 그땐, 탤런트고 가수고간에 그저 연기가 좋아서, 그저 노래가 좋아서 물불을 안가리고 그것만 했지요.
요즘 젊은 사람들이 들으면 웃을런지 몰라요. 고지식하고 융통성 없이 산거 아니냐구요, 그런데 워낙 힘들다보니까 사람들한테 들키지 않고 뭐 한탕 할만한게 없을까… 생각도 들긴 하더군요
하지만 그런생각 딱 접었습니다. 왜냐 이 한탕이란 게요. 예를 들어서 돈을 한탕 한다고 칩시다. 그렇게 한탕해서 번돈? 그거 한탕으로 나갑니다. 도박해서 번 돈은 도박으로 나가든지, 누구한테 뜯기던지 해서 나가요, 도박해서 집 사고, 자식 공부 시키고, 가정 잘 살피고 산다는 사람 어디 들어 보셨습니까? 다시 말해서 그렇게 쉽게 번 돈은 어떤 식으로든 쉽게 나간다는 거예요. 남들 열심히 땀흘려서 일할때 요행수 바라고, 남 등쳐서 번 돈을 어떻게 제대로 쓸 수 있겠습니까?
돈은 제대로 번 사람만이 돈 쓸줄도 압니다. 그래서 누가 돈 쓰는걸 보면, 저 사람이 어떻게 돈을 벌었겠구나, 대충은 짐작이 간단 말씀입니다.
요즘 직장인들의 한탕주의가 위험수위에 달했다고 합니다. 회사 공금을 빼돌리거나 국고에까지 손을 대는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남들은 벤처다 주식이다 해서 벼락부자가 됐다는 얘기는 자꾸 들리지, 하니까 나도 한번 해봐 하는 유혹 받을 수 있겠지요. 땀흘려 돈을 벌고 저축하는 사람이 오히려 뒤처지는 것 아니냐…그런 의심도 들긴 할 겁니다.
그러나 세상이 만만치 않다는 걸 아시잖아요. 또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아직은 그렇게 거꾸로 뒤집히는 지경까지 가진 않았잖아요. 아직은 땀흘려 일하는 사람들이 존경받는 사회 아닙니까? 그래서 그런분들 만나면 그렇게 반갑고 고맙고 존경하고 싶잖습니까!
신문에 보니까 어떤 전문기자가 “대박은 없다. 대박이 터질 확률은 교통사고로 죽을 확률보다 낮다”이렇게 써놨습니다. 한탕은 없을 겁니다. 설사 있다해도, 한탕으로 날릴 겁니다.
오늘도 아침 거르고 직장 나가시느라고 애 쓰시는 분들, 한탕을 향해서 아침부터 잠 쫓아가며 나가시는거 아니잖습니까? 그렇습니다. 정말 그렇다면 참 반듯하고 깨끗한 사람입니다. 적어도 노동을 통해서 땀흘리는 멋과 맛을 아는 당신들은 정말 멋쟁이십니다. 우리들의 높은 삶의 질은 생각에서 시작됩니다.
“생각을 바꾸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인격이 바뀌고, 인격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삶의 하루는 말로서 시작하고 끝납니다.
“밝고 고운 말 한마디가 주위를 태양처럼 비춘다”고 했습니다. 남편을 아내를, 부모를, 자식을, 친구를
이웃을,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또는 불행하게 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닌 말 한마디 입니다.
한 마디의 따뜻한 말, 밝은 말, 고운말이 주위를 태양처럼 비추며 그 사랑에 모두가 따라 옵니다. 사람은 말로 만족하는 것. 밝은 말이 저절로 나오는 내가 되십시다. 올해 나쁜 액땜 다 털어 버리시고 황금돼지해에는 큰 복 받으세요.
/박규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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