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원<동화작가>

서울시 교육감 보궐선거가 10월 16일로 다가왔다.
조희연 전 서울시 교육감. 해직교사 특별채용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2년의 형을 받고 불명예 퇴진 딱지를 받았다. 그 때문에 치러지는 보궐선거에 막대한 예산 낭비가 뒤따르고 있다. 전문가는 선거비용으로 100억 원 정도의 혈세가 필요하다고 한다. 교육 발전에 사용될 예산이 한 사람의 잘못으로 학생들이 피해를 오롯이 받게 되었다. 잘못은 교육감이 저질러놓고 국민의 혈세로 땜빵을 한다?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이참에 전문가들은 교육감 선거제도를 적나라하게 파헤쳐 보아야 한다.
보궐선거 후보에 나타나지 말아야 할 사람도 툭 튀어나왔다.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을 하다 도중 하차한 인물이다. 2010년 서울시 교육감 선거 때 후보 단일화 대가로 상대 후보에게 2억 원을 건넨 혐의로 당선 무효형이 확정, 복역까지 한 인물이다. 선거 보전금 31억 원이 훨씬 넘는 돈도 반환하지 않았다. 그의 출마변은 정치인 못지않았다. 현 정권의 교육 정책 탄핵, 정치검찰 탄핵 등 교육과는 전혀 무관한 이슈를 들고 나왔다. 경선 과정에서 밀려 도중하차 했기에 망정이지, 뒤끝이 영 씁쓸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에는 2008년부터 올 1월까지 당선 무효형 확정 등으로 선거 보전금을 국가에 반환해야 하는 후보자는 324명, 이들이 반환해야 할 선거 보전금은 무려 409억5500만 원에 이른다고 한다. 이 가운데 반 정도만 반환되었을 뿐, 나머지 돈은 국고 환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배 째라 식이고, 자신은 늘 정당하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상한 DNA를 가진 사람이 참 많기도 하다.  
교육은 무조건 중도의 길을 걷는 학자 출신이 되어야 한다. 정치색을 띠는 사람들, 정당을 업고 나오는 사람들은 절대 찍어주지 말아야 한다. 교육감을 비롯한 교육 수장들을 생각하면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떠오른다. 그 많은 악기를 다루는 연주자를 제대로 지휘하지 않으면 뻔할 뻔 자이다. 그런 뻔할 뻔 자 지휘자들이 그동안 우리 교육계를 좌지우지 해왔으니 교육은 곤두박질하고 말았다.
보수가 무엇인지, 진보가 무엇인지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이었다. 특목고를 없앤다며 목소리를 높이던 교육감을 비롯한 정치인들의 자녀는 거의 특목고를 나왔다. 얼굴에 철판을 깐 사람들은 부지기수였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식이었다. 그들이 인기 영합 위주로 만든 학생인권조례로 교육은 급속도로 추락하고 말았다. 꿈을 펴보지 못한 젊은 선생님이 목숨을 끊고, 교실은 난장판이 되고 말았다.
교육자치법상 교육감 선거 후보자는 특정 정당으로부터 지지받고 있음을 표방해선 안 된다. 정당 공천도 금지돼 있다. 후보자들은 이 조항을 지키고 있을까? 절대 아니다. 어떻게 해서든지 정당과 관련지으려고 한다.
이번 선거는 보수가 아이러니하게도 단일화에 성공했다. 진보는 으레 그러려니 하지만, 보수가 단일화에 성공했다는 뉴스는 이상하게 들릴 정도였다. 그도 그럴 것이 보수는 단일화에 실패해 최근까지 3번 연속 진보 쪽에 서울시 교육감 자리를 내줬다. 잘나지도 못한 사람들이 서로 잘난 체하다가 보수는 매번 선거에서 지고 말았다. 경기도도 마찬가지였다. 사실 교육감 후보에 대해 유권자들은 관심을 갖지 않는다. 그러니 정치색을 띨 수밖에 없고, 깜깜이 투표라고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기사회생이 어려운 교육계를 살려야 한다. 선생님을 보듬고 학생들을 보듬는 사람이 교육계의 수장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또다시 서울시 교육감 보궐선거는 정치색으로 접어들어 진흙땅 싸움으로 가고 있다. 교육감 직선제가 정말 필요한 것인지 심사숙고해야 할 시점이다.
교육감 러닝메이트 제도가 그 대안이 될 수도 있다. 시도지사 선거의 후보자는 교육감 후보자를 지명해 서로의 러닝메이트가 되다 보면, 보다 책임감 있게 선거에 임할 수 있을 것이다.
10월 16일, 서울시 교육감 보궐선거는 우리 교육 현장의 미래를 결정하는 주요한 선거이다. 보수와 진보 진영 후보의 맞대결이 아니다. 이 나라 교육의 미래를 이끌어가는 선거이다. 선생님과 학생들에게 미래를 심어주는 그런 선거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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