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원<동화작가>

2024년 11월 15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1심 판결이 확정됐다. 국민의 시선이 온통 이 판결에 쏠렸다. 15일 아침만 해도 판결 소문은 설왕설래했었다. 1심에만 2년 넘게 걸린 상황, 게다가 한 정당의 대표에 대한 판결이었다.
여당과 야당의 설전이 대단했다. 당연히 여당은 유죄를 야당은 무죄를 주장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마저 당선 무효형 이하의 80만 원 형량을 전망했다가 같은 당 의원들에게 혹독한 뭇매를 맞기도 했다.
법원의 판결은 이들을 모두 뒤집었다. 상상을 초월했다. 판을 확 뒤집어버렸다. 법원은 이 대표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에서 금고 이상 형이나 100만 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되면, 이 대표는 의원직을 상실하고 대선 출마도 불가능해진다. 민주당 또한 지난 대선 때 선관위에서 보전받은 선거비용 434억 원을 반납해야 한다. 그때까지 또 세월아 네월아 하며 질질 끌 것인가? 그동안 온갖 수단을 총동원해 사법 리스크 방탄에 나섰던 민주당이었다.
어떻게 해서 1심 판결이 이루어졌을까?
첫 번째, 이 대표가 주장한 고 김문기 처장과의 골프 사진이 조작되었다는 말이 먹혀들지 않았다. 자신의 말이 부메랑이 되고 말았다. 이 사건의 연루로 김문기는 생을 끊고 말았다. 이 대표는 김문기 전 처장 빈소에 조문도 하지 않은 비정함을 보였다. 김 전 처장 발인 날에는 산타 복장을 하고 신나게 춤을 추었다. 산타복 춤은 2년 전 일이지만, 아직도 생생한 모습으로 남아있을 정도이다.
두 번째, 백현동 부지 용도변경은 국토부 협박 때문이란 발언도 먹혀들지 않았다. 유죄로 보고 판결을 내렸다.
세 번째, 양형에 반영된 동종전과도 한몫을 했다. 동종 범행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 유권자의 중요한 판단 사항과 관련이 있는 점, 발언의 전파성이 높았던 점 등을 형량 가중 요소로 반영했다.
이제 1심 재판은 끝이 났다. 더 중요한 것은 남은 2심과 3심 재판이다. 1심 판결이 나오기까지 2년의 세월이 지리멸렬하게 이어졌다. 앞으로 어떤 판결이 나올까? 차기 대선일인 2027년 3월 전에 확정판결이 나지 않는다면, 이 대표는 피고인 신분으로 당당하게 출마를 할 것이다.
우리나라 공직선거법상 ‘선거사범 재판 선고는 1심은 기소 후 6개월, 2·3심은 1심 후 3개월 이내에 해야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언제부터인가 허망한 사문서처럼 정치인들이 요리조리 법망을 피해가며 써먹어 왔다. 정치인들이 썩었기 때문이다. 이 나라가 얼마나 잘못되었으면 이렇게까지 재판을 질질 끌어왔을까? 그 속셈을 당사자인 그들이 제일 잘 알 것이다.
그동안 온갖 수단을 총동원해 사법 리스크 방탄에 나섰던 민주당이다. 민주당은 그동안 국회 다수 의석을 앞세워 온갖 방식으로 검찰 수사를 방해하고 법원을 겁박해 왔다.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과 대장동·백현동 비리 수사를 담당한 검사들에 대해 줄줄이 탄핵 소추안을 냈다. 검사들을 국회 청문회에 부르고 검찰을 수사하는 특검까지도 추진했다. 말도 되지 않는 ‘판사 선출제’까지 거론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법원을 협박했다. 아예 강성 지지층은 판사 탄핵 서명운동을 했다. 이 대표 무죄를 탄원하는 100만 서명운동도 벌였다.
민생은 내팽개치고 오로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방탄에만 몰두해온 민주당이다. 어디 민주당뿐인가. 국민의힘도 마찬가지이다. 누가 누구를 손가락질할 수도 없다.
민주당은 1심 선고 다음 날인 16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제3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이재명, 팔팔하게 살아서 인사드린다. 이재명은 결코 죽지 않는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과 지지층들은 계속 장외투쟁을 벌일 것이다. 국회 다수석으로 법원을 쥐락펴락하는 온갖 협박과 회유의 목소리를 높일 것이다.
11월 15일은 많은 사람의 뇌리에 기억될 것이다. 오는 25일에는 ‘위증교사’ 혐의 재판 선고가 이 대표를 기다리고 있다. 그날 어떤 판결이 나올지 기대가 되며 염려스럽기까지 하다.
법대로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법이 되살아나야 한다. 오로지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법원과 법관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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